'허위·미끼 매물'에 정부도 두손두발…대기업, 이제 '20兆' 중고차 시장 들어간다 [종합]

입력 2022-03-17 21:57   수정 2022-03-17 21:58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도 이제 중고차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이 공식적으로 열렸다. 정부가 중고차 시장을 소상공인만 할 수 있는 업종으로 제한하지 않기로 하면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7일 열린 '중고차판매업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에서 중고차 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심의위는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미지정한 사유에 대해 ▲규모의 영세성 기준 부적합 ▲소비자 후생 증진 효과 ▲동반성장위원회 실태조사·전문가 의견수렴 등을 들었다.

다만 심의위는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피해가 충분히 예상된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이에 따라 향후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를 통해 이러한 우려 사항들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한 것은 2019년 2월 중고차 업계가 대기업의 시장 진입을 막아달라며 중소벤처기업부에 생계형 적합 업종 재지정을 신청한 지 3년여 만이다.

중고차 매매업은 2013년 대기업 진출을 제한하는 생계형 적합 업종으로 지정된 후부터 '뜨거운 감자'였다. 허위·미끼 매물 등으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부정적 문화가 폐쇄된 중고차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서다.

중고차 업계는 2019년 2월 보호 기간이 만료되자 같은 해 중고차 매매업을 다시 한번 대기업 진출 제한 업종으로 지정해줄 것을 중기부에 요청했다. 당초 중기부는 2020년 5월까지 결론을 낼 방침이었으나 차기 정부의 정책 기조를 의식해 결정을 유보했다.

약 2년이 지난 올해 1월 다시 심의위를 열었으나 역시 매듭 짓지 못했고, 최근 중고차 시장의 병폐를 지적하는 소비자 여론이 높아지자 정부도 결국 대기업도 시장 진출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하면서 현대차 등 완성차 대기업도 중고차 매매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완성차 업계는 이미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 작업을 마쳤다. 앞서 현대차는 중고차 업계와 상생을 위해 5년·10만km 이내 자사 중고차를 대상으로 인증중고차를 판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플랫폼 구축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또 인증중고차 대상 이외 매입 물량은 경매 등을 통해 기존 매매업계에 공급하고, 연도별 시장점유율 제한,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 공개, 중고차산업 종사자 교육 지원 등 상생안을 제시했다.

기아는 전북 정읍시에 중고차 사업 등록을 신청한 상황이다. 한국GM, 르노코리아(구 르노삼성), 쌍용차 등 중견 3사도 내부적으로 중고차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중고차 판매업은 시장 규모가 약 20조원에 달한다. 전 세계에서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막고 있는 건 우리나라가 유일했다. 미국에선 포드, 유럽에선 스텔란티스, 일본에선 도요타가 중고차 사업을 하고 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소비자 요구가 커지고 글로벌 업체 간 경쟁이 자동차 생애 전주기로 확대되는 추세라 완성차 업체들이 더 이상 중고차 시장 진출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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