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키는 에어쿠션을 신발에 적용한 첫 제품 ‘에어테일윈드’를 1979년 세상에 내놓는다. 에어쿠션이 주는 가벼운 착용감과 탄력성은 폭발적인 소비자 반응을 일으키면서 나이키는 당시 아디다스, 컨버스와 같은 기존 강자를 제치고 미국 러닝화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다. 그 결과는 1980년 뉴욕증시 상장으로 이어졌다. 1982년 ‘에어포스1’, 1985년 ‘에어조던’ 등 후속 제품들도 대박을 쳤지만 소비자로선 신발 속에 에어쿠션이 들어있는지를 눈으로 확인할 길이 없었다. 나이키는 1987년 시각적으로 에어쿠션을 드러낸 제품인 ‘에어맥스1’을 선보인다.
장대 높이뛰기 선수 출신인 나이키 디자이너 팅커 햇필드는 파리 여행 중 퐁피두센터를 보고 시각적으로 에어쿠션 디자인을 살릴 영감을 얻는다. 퐁피두센터는 철골을 그대로 드러낸 파격적인 외관이 두드러진다.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배수관, 통풍시설 등이 노출돼 공사 중인 건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햇필드는 건물 속을 과감히 드러낸 이 디자인을 신발에 적용하면서 색상도 퐁피두센터의 회색과 빨강에서 따오겠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에어맥스 시리즈의 역사가 시작된 순간이다.
햇필드는 발꿈치 옆면에 있는 신발 중창 사이를 창문처럼 투명하게 제작했다. 건물 골조가 드러나듯 에어쿠션이 노출된 구조다. 제품 이름에선 ‘맥스’를 통해 공기 양을 최대한 늘려 충격 흡수를 최대화하겠다는 회사의 의지를 드러냈다. 공기는 다른 신발의 중창 재질과 달리 충격을 받아도 부서지지 않는다. 에어맥스1은 출시 당시 운동선수들에게 러닝화로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이후엔 다양한 디자인 덕분에 스트리트 패션 아이템으로도 쓰이게 됐다.

신발 바닥 전체를 에어쿠션으로 덮은 에어맥스360을 2006년 출시한 이후 에어쿠션 노출 면적을 더 늘리기가 어려워지자 나이키는 한 번 더 혁신을 보여준다. 축구화 밑창의 스터드처럼 별도 부착된 에어쿠션을 적용한 ‘에어베이퍼맥스’, 에어쿠션의 높이를 늘린 ‘에어맥스720’ 등을 통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에어쿠션 구조를 선보였다.
에어맥스는 정가보다 비싸게 되파는 리셀 열풍을 논할 때면 빠지지 않는 신발이기도 하다. 오프화이트와 협업해 만든 한정품 제품은 출시 당시 약 30만원에 공급됐는데 리셀러들 사이에서는 10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힙합 가수 에미넘의 서명이 담긴 ‘에어맥스97’은 리셀업체를 통해 6000여만원(약 5만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미국 리셀 플랫폼 업체인 리얼리얼에 따르면 나이키는 지난해 미국에서 전년 대비 리셀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업체였다. 롤렉스, 보테가베네타, 에르메스 등 내로라하는 명품 브랜드보다 앞자리에 섰다.
나이키는 에어맥스 시리즈 개발과 별개로 에어맥스1 디자인을 달리해가며 새 제품을 내놓고 있다. 출시된 지 30년도 더 지났지만 에어맥스의 인기에는 당분간 변함이 없을 전망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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