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괴물 ICBM' 길 닦은 文정권, 대북정책 파탄 백서 내야

입력 2022-03-25 17:23   수정 2022-03-26 00:07

북한은 그제 발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화성-17형’이라고 발표했다. 김정은은 “미국과의 장기적 대결을 철저하게 준비해 나가고, 핵 억제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위협했다. 도발 수위를 높여 나가겠다는 엄포다.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 화성-17형은 6248.5㎞까지 상승해 1090㎞를 날아 동해상의 예정된 수역에 떨어졌다고 한다. 역대 최강으로, 고각(高角)이 아니라 정상으로 쏜다면 미국 전역을 사정권에 둔다. 북한은 올해 들어 초음속에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까지 ‘사이클 도발’을 통해 다층적 미사일 체계를 갖췄음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한국과 주일 미군기지는 물론, 급기야 미국 본토까지 위협하는 엄중한 상황이다.

7차 핵실험도 시간문제다. 괴물 ICBM 탄두에 핵을 얹으면 세계 안보 지형을 송두리째 흔들게 된다. 김정은이 지난해 1월 노동당대회에서 ‘핵·미사일 무력 완성’을 공언한 이후 하나하나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런 악몽 같은 상황이 머지않을지도 모른다. 이는 김정은이 4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벌인 평화쇼가 기만적이었음을 보여준다. 2012년 우라늄 농축 중단, 핵 사찰 수용을 약속해 놓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나선 것을 비롯, 북한의 위장 평화쇼는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는 종전선언과 남북한 정상회담에 매달리다 핵·미사일 고도화의 길만 닦아줬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국민을 현혹한 프로파간다로 전락했다. 우방인 미국의 의심을 사가면서까지 대화와 제재 완화에 매달렸지만 결과는 허망한 배신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대북 정책의 실패에 대해 백서라도 내는 게 그나마 국민에게 사죄하는 길일 것이다.

김정은이 장기전을 예고하고, ‘핵공격 수단’ 운운한 것은 미국을 협상장으로 이끌어 제재 완화를 압박하고, 대북 강경 태도를 보이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겨냥한 기선잡기용일 수 있다. 그 의도가 무엇이든 대북 환상은 지난 5년으로 족하다. 김정은이 핵·미사일을 놓지 않겠다면 정권이 끝장날 수 있음을 확실히 각인시키고, 그런 조건을 만드는 게 급선무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보조를 맞추면서 껍데기만 남은 한·미 훈련부터 정상화해야 한다. 제대로 훈련하지 않은 군대에 무슨 기강과 사기가 있겠는가. 국민의 신뢰와 자부심은 오로지 강한 전투태세에서 나올 뿐이다. 숨통을 조여올 때만 북한이 유화 제스처를 취한 것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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