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카드'도 꺼낼 태세…풍계리 갱도 복구 '속도전'

입력 2022-03-27 17:28   수정 2022-03-28 01:15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이어 지난 5년 동안 중단했던 핵실험을 조만간 재개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르면 다음달 7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국과 미국이 설정한 ‘레드라인’을 넘어설 뿐만 아니라 동북아 안보 지형까지 뒤흔드는 고강도 무력도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군과 정보당국은 27일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 갱도 내부로 가는 통로를 아예 새로 굴착하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폭파한 풍계리 핵실험장을 단기간에 복구하기 위한 시도로 분석된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의 4개 주갱도 중 그간 한 번도 핵실험을 하지 않은 3번 갱도를 복구하고 있다. 초기에는 폭파해 무너진 입구 쪽을 복구하는 정황이 포착됐으나 최근 이를 중단하고 갱도로 들어가는 새 통로를 뚫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과 정보당국은 이런 방식이면 한 달 내로 복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3번 갱도는 내부로 들어가면 두 갈래 갱도로 나뉘는 이중 구조다. 당시 입구부터 이중 갈래로 나뉘기 직전까지 100m가량 폭파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18년 5월 한국을 포함한 5개국 외신을 초청해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장면을 공개했다. 이때 1차 핵실험으로 오염돼 이미 폐쇄된 상태였던 1번 갱도를 제외하고 2~4번 갱도의 입구를 각각 폭파했다. 4개 갱도 중 핵실험이 한 번도 실시되지 않은 3번과 4번 갱도 가운데 이중 갈래로 나뉜 3번 갱도가 입구 쪽 폭파에 따른 영향을 적게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과 정보당국은 지금의 복구 속도라면 북한이 인민군의 시초로 여기는 김일성의 항일유격대 조직 90주년인 다음달 25일을 전후로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은 2017년 9월 6차 핵실험을 끝으로 핵실험을 중단한 상태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지켜보면서 ‘우리식대로 살아간다’는 방침을 확고히 한 것 같다”며 “이런 방침에 따라 ICBM 도발에 이어 핵실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도 대남선전매체를 통해 핵실험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전날 미국을 향해 “비핵화 협상을 조선의 무장해제를 위한 기회로 삼고 구태의연한 적대시 정책, 대결 정책에 매달려왔다”고 비판했다.

7차 핵실험은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에 탑재하는 수십kt(킬로톤: 1킬로톤=TNT 폭약 1000t의 폭발력) 규모의 소형 전술핵무기 개발을 위한 폭발 시험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전술핵은 도시 전체를 파괴할 정도로 위력이 큰 전략핵과 달리 주로 국지전에서 활용되는 저위력 소형 핵무기를 말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월 8차 노동당 대회에서 핵무기의 소형·경량화, 전술 무기화를 강조하면서 전술핵 무기 개발과 초대형 핵탄두 생산 등을 주요 과업으로 제시했다. 다만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 기술을 확보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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