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R·유희왕…아! 그 게임 日 코나미 살아있네

입력 2022-03-29 17:12   수정 2022-03-30 00:31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양복을 입은 중년 남성들이 노래에 맞춰 댄스댄스레볼루션(DDR)의 발판을 밟고 있다. 2000년 삼성그룹 신임 임원 교육 현장의 모습이다. 삼성은 임원들이 신세대 문화를 직접 경험해야 한다며 DDR을 교육 프로그램에 넣었다. 그해 주부들은 비만클리닉에서 DDR을 했고, 노인들은 탑골공원에서 스텝을 밟았다. DDR은 세대 통합을 이뤄낸 전무후무한 게임으로 많은 이들의 뇌리에 남아 있다.

대중적 게임이 지닌 강력한 지식재산권(IP)은 코나미홀딩스의 주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는 기존 IP를 활용한 신작이 성공하면서 주가가 벌써 40% 올랐다.

시류 빨리 읽어 50년 생존
29일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코나미(종목번호 9766)는 전 거래일 대비 2.33% 오른 7920엔에 장을 마쳤다. 닷컴버블(2001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1월 출시한 게임 ‘유희왕 마스터듀얼’이 출시 한 달도 안 돼 누계 다운로드 1000만 건을 돌파하는 등 성공을 거둔 덕이다. 이 게임은 유희왕이라는 유명 IP를 활용해 만든 것으로, 카드 뭉치를 구성해 서로 겨룬다. 유희왕 시리즈 전작에 비해 규칙이 쉬워지고 연출도 좋아졌다는 평이 다수다.

코나미는 1969년 설립된 세계적 게임사다. 처음엔 주크박스를 대여, 수리하는 일을 했다. 그러다 1979년 아케이드게임 ‘스페이스인베이더’의 흥행에 편승해 모방 작품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게임업에 진출했다. 시작은 모방이었지만 이후 ‘남극탐험’, ‘서커스찰리’ 등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오락실 게임을 제작하며 굴지의 게임사가 됐다. 콘솔게임으로 유명한 ‘메탈기어시리즈’, 리듬게임의 지평을 연 DDR, 스포츠게임의 대표 격인 ‘위닝일레븐’ 시리즈 등이 모두 코나미의 작품이다.

코나미는 시장의 관심을 빠르게 읽어내는 능력이 있었다. 1990년대 스티커사진의 유행으로 여성의 오락실 방문 횟수가 늘자 코나미는 리듬게임을 통해 여성 이용자를 사로잡아야겠다고 판단했다. DDR을 만든 이유다. 시류를 빠르게 읽을 줄 알다 보니 일본 게임업체로선 드물게 모바일 전환도 빨랐다.
IP 덕에 꾸준한 실적
코나미는 강력한 IP 덕에 꾸준한 실적을 자랑한다. 닌텐도가 마리오라는 하나의 IP로 여러 시리즈물을 만들어 끊임없이 이익을 창출해내듯, 코나미도 유희왕과 위닝일레븐 등 기존 IP를 활용해 매년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내고 있다. 코나미의 2021회계연도(지난해 4월~올해 3월) 매출은 2910억엔, 영업이익은 735억엔으로 2018년 기록한 사상 최고 실적(영업이익 기준)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위닝일레븐 2021, 유희왕 듀엘링크스, 실황파워풀 프로야구 등 디지털엔터테인먼트 사업(매출의 72%) 호조가 실적에 기여했다.

연초 이후 가세한 각종 모멘텀은 주가를 더 끌어올렸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비전블리자드를 인수하면서 코나미를 비롯해 강력한 IP를 가진 게임업체들이 인수합병(M&A)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체불가능토큰(NFT) 사업 진출 호재도 있었다. 코나미는 지난 1월 악마성드라큘라 시리즈로 총 14개 종류의 NFT 아이템을 발행했는데, 이를 통해 총 1800만엔의 매출을 올렸다.

증권가에선 잇따라 눈높이를 높이고 있다. 지난 22일 JP모간은 목표주가를 7000엔에서 8500엔으로 올렸고, 18일 미즈호증권은 목표주가를 9100엔에서 9200엔으로 상향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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