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가렴주구 (苛斂誅求)

입력 2022-04-04 10:00  


▶한자풀이
苛: 가혹할 가
斂: 거둘 렴
誅: 벨 주
求: 구할 구


가혹히 세금을 거두고 재물을 빼앗다
백성을 괴롭히는 포악한 정치를 이름
- 《예기(禮記)》

공자가 제자들을 데리고 태산 기슭을 지나고 있을 때였다. 한 여인이 세 개의 무덤 앞에서 목 놓아 울고 있었다. 수레 위에서 여인의 울음소리를 듣고 있던 공자가 제자 자로에게 그 까닭을 알아보라고 했다. 자로가 여인에게 다가가 물었다. “당신의 울음소리를 들으니 굉장히 슬픈 일을 당한 것 같은데 무슨 일인지요?”

여인이 더욱 흐느끼며 답했다. “옛적에 시아버지가 호랑이에게 잡아 먹혔고 제 남편도 호랑이에게 당했는데, 이제 아들이 또 그것에게 죽었습니다.” 자로가 의아해 물었다. “그런데 어찌하여 이곳을 떠나지 않았습니까?” 여인이 이유를 설명했다. “이곳은 세금을 혹독하게 징수하거나 부역을 강요하는 일이 없습니다. 다른 곳으로 가면 무거운 세금 때문에 그나마도 살 수가 없습니다.”

자로에게 여인의 말을 전해 들은 공자가 제자들에게 말했다. “잘 들어라.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니라.”

《예기(禮記)》에 나오는 일화로, 가렴주구(苛斂誅求)는 가혹하게 세금을 거두거나 백성의 재물을 억지로 빼앗는 것을 뜻한다.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도 가렴주구와 뜻이 같다. 민생도탄(民生塗炭) 도탄지고(塗炭之苦)도 가혹한 정치를 이르는 말이다.

공자는 “정(政)의 의미는 곧 정(正)”이라고 풀이했다. 자신을 바로잡는 일이 남을 바로잡는(正) 일, 곧 정치라는 의미다. 공자에 따르면 지도자가 자신을 바르게 할 수 있어야(正己), 능히 백성을 바르게 할 수 있다(正人). 정기(正己)는 수신을 의미하고, 정인(正人)은 사람을 다스리는 것, 즉 치국(治國)을 뜻한다.

가렴주구로 백성이 도탄에 빠지고, 나라가 망한 사례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무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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