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中에 세계최대 두부 공장…진출 12년 만에 '본고장' 잡는다

입력 2022-04-03 17:57   수정 2022-04-04 01:08


풀무원이 ‘두부 종주국’ 중국에서 세계 최대 두부공장을 열었다. 2010년 중국에 진출한 지 12년, 와신상담 끝에 얻어낸 결실이다. 제2공장 건설로 풀무원 중국법인의 연간 두부 생산량은 1500만 모에서 6000만 모로 네 배 가까이로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 최대 두부 공장 연 풀무원
풀무원은 3일 베이징 핑구구에 있는 두부공장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2020년 말부터 1년3개월 동안 300억원을 투자해 첨단 전자동 생산 시스템과 콜드체인(저온 유통 시스템)을 갖춘 연면적 1만2146㎡ 규모의 2공장이다. 2010년부터 가동되고 있는 1공장을 포함한 연간 두부 생산량은 6000만 모 규모다. 단일 공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다. 풀무원 관계자는 “한국 전체 생산량은 연간 1억 모가 넘지만, 설비가 전국에 흩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보관이 까다로운 두부는 소비 지역 근처에 소규모 공장을 짓는 게 일반적이다. 풀무원은 첨단 공법과 엄격한 관리로 5일 안팎이던 두부 유통기간을 한 달로 늘렸다. 베이징 공장 한 곳에서 전국에 두부를 공급하고 있다. 대형화 효과는 벌써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상하이에 단계적 봉쇄령이 내려지면서 시내 두부 공장이 문을 닫자 풀무원에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신선식품 유통업체인 허마셴성이 20만 모를 발주했다. 상하이 주민 2600만 명이 사흘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2공장 준공을 계기로 기존 베이징 1공장은 부가가치가 높은 파스타와 만두 등 가정간편식(HMR) 전용 생산기지로 탈바꿈한다. 중국 시장에서 풀무원의 간편 조리 파스타는 ‘없어서 못 팔’ 만큼 인기가 높은 제품이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1공장의 냉장 파스타 생산능력을 기존 연 4500만 개 수준에서 1억 개로 두 배 이상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무모한 도전’을 ‘빛나는 결실’로
풀무원이 중국 시장에 안착하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10년 야심 차게 중국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10년간 내리 적자를 냈다. 두부 본고장인 중국에 두부로 도전장을 내민 것 자체가 무모한 도전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싸들고 다니면서 바이어를 만나고, 길거리에 좌판을 펴고 시식행사를 열었다.

10년간 와신상담의 세월 끝에 풀무원 중국법인은 2020년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해에도 5700만위안(약 11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안정적으로 흑자 경영 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 2공장 준공으로 생상능력을 크게 키운 풀무원 중국법인은 2025년 매출 목표를 30억위안(약 5750억원)으로 잡았다. 5년 내 매출 규모를 여섯 배 이상 키운다는 얘기다.

2017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여파와 2020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로 회사 측은 중국 중산층과 1인 가구를 공략하는 중고가 전략, 유통업체들과 쌓은 신뢰 등을 꼽았다. 두진우 풀무원 중국법인 대표는 “중국 제품과 차별화한 고급화 전략이 양보다는 질을 중시하는 중국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세대)의 지갑을 열게 했다”며 “사업 초기 높은 물류비용으로 손해가 난다는 것을 알면서도 유통망을 확보하려고 노력한 점이 빛을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박종관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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