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회 10%·빵 9%↑…외식물가 24년 만에 최대폭 상승

입력 2022-04-05 17:36   수정 2022-04-13 18:45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0년 만에 4% 넘게 오른 건 석유류 가격 폭등과 함께 외식 물가가 24년 만에 최대폭으로 급등한 영향이 크다. 밀, 옥수수, 해바라기유의 주 생산국인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하면서 급등한 원재료 가격이 외식 물가에 그대로 전이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식물가, IMF 이후 최대 폭 상승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는 6.6% 올랐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4월 7.0% 이후 23년11개월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품목별로는 생선회(10.0%), 치킨(8.3%) 등의 상승폭이 컸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외식 소비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국제 곡물 가격 상승과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분 누적으로 재료비가 오르면서 외식 물가가 크게 뛰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부터 외식업체의 원가 부담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우유 가격이 업체별로 5~6%가량 오르면서 우유를 원재료로 한 치즈와 버터, 제과류와 빙과류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소주와 맥주 가격은 올해 초 출고가가 인상됐다. 대부분 식당은 소주나 맥주 가격을 병당 4000원에서 5000원으로 올렸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달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밀 가격은 최근 5년 평균 대비 137.7% 뛰었다. 옥수수는 102.1%, 콩은 72.0% 상승했다.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는 이를 반영해 외식 가격을 높이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60계치킨은 일부 메뉴 가격을 이달부터 1000~2000원 인상했다. 스타벅스와 커피빈 등 커피회사들도 가격을 올렸다.
빼빼로·햇반도 비싸졌다
가공식품 물가도 6.4% 올라 2012년 4월(6.5%) 이후 9년11개월 만에 가장 많이 상승했다. 빵 가격이 9.0% 오르며 가공식품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업체별로 보면 롯데제과가 이달부터 대표제품 ‘빼빼로’ 가격을 1500원에서 1700원으로, ‘월드콘’ ‘설레임’ 등 아이스크림은 1800원에서 2000원으로 올렸다. CJ제일제당은 즉석밥 ‘햇반’ 가격을 1년 만에 다시 인상했다. 햇반 210g 가격은 1950원에서 2100원으로 8%가량 올랐다.

영화 관람료도 인상됐다. CGV는 이달 초부터 티켓값을 1000원 올렸다. 코로나19 이후 세 차례 가격 인상이다. 성인이 주말에 2D 영화를 관람하려면 한 편에 1만5000원을 내야 한다. 넷플릭스 월 구독료와 비슷한 수준이다.

석유류는 휘발유(27.4%), 경유(37.9%), 자동차용 LPG(20.4%) 가격이 일제히 상승하면서 31.2% 뛰었다. 지난해 11월(35.5%)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30%대로 올라섰다. 작년 11월 이전에 석유류 가격 상승률이 30%대를 웃돈 것은 2008년 7월(35.5%)이 마지막이다.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을 포함한 공업제품은 6.9% 상승했다. 2008년 10월(9.1%) 후 최대폭이다.

집세는 2.0% 상승했다. 전세와 월세가 각각 2.8%, 1.1% 올랐다. 전기·가스·수도요금은 2.9% 올라 전월과 상승률이 같았다.
한은 “당분간 4%대 물가 지속”
한국은행은 이날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 주재로 연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당분간 4%대 물가상승률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도 지난 2월 나온 한은 전망치(3.1%)를 웃돌 전망이다.

올해 유가 수준이 2월 물가 전망 당시(두바이유 기준 83달러)보다 큰 폭으로 뛴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 등에 따른 공급망 차질까지 겹쳐 국내 물가의 상방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방역당국의 ‘위드 코로나’ 정책이 물가 상승 압박을 키울 가능성도 있다.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 수요 측면의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어서다.

강진규/한경제/정의진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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