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엔터산업 M&A 규제 신중해야

입력 2022-04-06 17:38   수정 2022-04-11 09:21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 드라마 ‘사내맞선’은 국내 웹소설과 웹툰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끈 이 드라마는 명랑한 주인공 신하리가 회사 대표 강태무와 계약 연예를 하는 스토리로 직장생활과 밀당(밀고 당기는) 연애가 코믹하게 연출됐다. 이 드라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제작사 크로스픽쳐스를 인수하면서 드라마 기획과 제작에 직접 참여한 사례다. 과연 웹툰, 웹소설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글로벌 콘텐츠 제작은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인가.

팬데믹 시대 이후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격변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과 종합편성채널 조합이 주류였던 세상에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제작사들은 전 세계에 콘텐츠를 동시 공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또한 세계 소비자들이 OTT, 유튜브, 인터넷TV(IPTV), 케이블TV, 포털, 모바일 앱 등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대가 되면서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 아마존은 콘텐츠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10조원 이상의 자금을 들여 영화사 MGM을 인수했다. 넷플릭스, 디즈니, HBO 등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기존 케이블TV 산업이 쇠퇴하는 상황에서 AT&T는 자회사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 합병을 추진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생충’ ‘오징어게임’ ‘스위트홈’ 등 국내 제작 콘텐츠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인수합병(M&A) 열풍이 일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웹툰, 웹소설을 제작하는 회사 10여 개를 인수했을 뿐만 아니라 영화사와 제작사, 배우, 감독, IP가 있는 회사들까지 단기간에 대거 인수했다. CJ 계열의 스튜디오드래곤 및 대규모 사모펀드 자본을 조달한 JTBC 계열의 JTBC스튜디오 역시 적극적으로 M&A에 나서고 있다. 이런 엔터테인먼트의 M&A 움직임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M&A 활성화는 예전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OTT를 통해 전 세계로 시장이 확장되면서 개별적으로 존재하던 웹소설, 웹툰, 영상물 등의 콘텐츠 시장이 통합되는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런 통합은 소비자의 온라인 행동을 분석하는 데 큰 가치가 있다. 소비자가 어떤 장면을 어떤 패턴으로 보는지 관찰할 수 있으며 소비자의 피드백을 콘텐츠 제작에 실시간으로 반영한다. 즉, 웹소설-웹툰-영상물이 3단계로 연결될 경우, 기존 웹툰-영상물 2단계 연결보다 가치사슬에 IP가 하나 더 추가되면서 더욱 많은 기회가 생긴다. 영상물의 인기와 함께 웹소설, 웹툰 수익이 동반 상승하는 기회가 생기며 작품의 수명 주기가 길어지는 효과도 누리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M&A에 대해 전향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M&A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기회를 선도하는 리더십을 확보하는 동시에 수많은 M&A 피인수 기업과 중소협력 업체, 콘텐츠 작가들의 미래와도 직결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M&A에 대한 규제는 국익, 경제력 집중, 사회 후생 등 경제적 효과가 매우 크므로 섣불리 적용하는 것보다는 합병 시 발생하는 효익(reference effect) 중심으로 낙수 효과 등의 여러 효과를 고려한 산업 전략에 대한 경제성 분석 연구에 기초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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