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캠에 왜 서울 졸업장 주나"…발칵 뒤집어진 한국외대 [최만수의 대학IN]

입력 2022-04-11 08:10   수정 2022-04-11 08:42


한국외대가 학과 통폐합 문제로 시끄럽습니다. 2024년까지 서울캠퍼스와 글로벌캠퍼스 간 12개 중복학과를 구조조정 하겠다는 건데,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이에대해 “결사 반대”를 외치고 있습니다.

갈등의 중심에는 ‘졸업장’이 있습니다. 학교 측이 통폐합으로 사라지는 글로벌캠퍼스(옛 용인캠퍼스) 관련 학과 학생들에게 서울캠퍼스 학위를 부여하겠다고 밝히자 서울 학생들이 들고 일어난 것입니다.
○12개 유사·중복학과 통폐합
박정운 한국외대 총장은 지난달 학과장들을 대상으로 ‘12개 유사·중복학과 구조조정’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이후 지난 4일 경기도 용인 글로벌캠퍼스에서 중복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총장과의 대화를 진행했습니다.

박 총장은 이 자리에서 “내년부터 2년에 걸쳐 서울캠퍼스와 글로벌캠퍼스 간의 유사·중복학과 통폐합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며 “재정적인 문제 때문에 촉박하게 진행되는 점을 학생들이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구조조정 대상은 글로벌캠퍼스 통번역대 소속 8개 학과, 국제지역대학 4개 학과입니다. 폐과 대상자에게는 △재학생 전원 졸업 때까지 현 학과명·장학금 등 유지 △전과 기회 1회 추가 부여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학교 측은 준비된 발표자료를 통해 학제개편의 취지와 앞으로의 진행방향에 대해 설명했는데, 여기서 제5조(학생 학습권 보호) 4항이 문제가 됐습니다. 4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구조조정 해당학과의 재적생 0명이 되는 시점 이후 졸업증명서는 서울 캠퍼스 해당학과명으로 발급한다’



서울캠퍼스 학생들은 즉각 반발 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낮은 성적으로 입학한 글로벌캠퍼스 학생들에게 서울캠퍼스 졸업증명서를 발급하는 것이 정당하냐는 것입니다.

외대 서울캠퍼스에 재학중인 유모 씨는 “통폐합대상 중복학과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 등의 혜택을 주는 것엔 찬성하지만 서울캠퍼스 졸업장을 부여하는 것은 공정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외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서울캠퍼스의 졸업증명서를 통폐합 보상으로 제공하는 것은 이원화 캠퍼스라는 본질에도 맞지 않다”며 “박 총장은 양 캠퍼스 간 갈등을 조장하는 구조조정안을 전면 재논의하고 그 과정에서 학생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캠퍼스 학생들의 반발에 한국외대 측은 “학생들이 학위증과 관련한 규정을 잘 모르기 때문에 심한 말까지 오가게 되는 것 같다”며 “폐과 존치 이후 재적학생이 0명이 되면 폐과된 학과의 코드를 잃어버리게 되기 때문에 가장 유사한 과로 졸업 인정을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7~8년 뒤에 완전한 통폐합이 이뤄지면 글로벌캠퍼스 소속의 모든 인원과 행정이 모두 서울캠퍼스로 이전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대학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졌을 때,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 학생들의 학습권과 교수들의 신분보장”이라고 답해, 앞으로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질 경우 같은 방식을 적용할 것임을 암시했습니다.

○동문·교수들 반발 가능성도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구조조정 대상 학과의 교수, 동문들이 반발할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한국외대는 작년에도 독일어·프랑스어·중국어교육과를 ‘외국어교육학부’로 통합하고 올해 첫 신입생을 뽑았습니다. 이때도 해당학과 재학생들과 교수, 동문들이 법적대응을 예고하는 등 홍역을 치른 바 있습니다.

학과 구조조정 문제가 한국외대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학생들의 어문계열학과 선호도가 하락하면서 많은 대학들이 통폐합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캠퍼스 통합 문제도 매번 학내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각 지역 교대와 사범대 간의 통폐합도 끝나지 않은 문제입니다. 외대 측의 대응에 많은 대학들이 주목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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