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초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49·사법연수원 27기)은 현 정부에서 네 차례 좌천돼 비수사조직으로 밀려났던 인물이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각별한 신뢰와 정권 교체 바람을 타고 정치 행정의 핵심 무대에 화려하게 복귀하게 됐다. 기수가 비교적 낮은 데다 유력 후보로조차 거론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인선의 ‘하이라이트’란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선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강행에 맞서 법무부 장관의 ‘상설특검’ 카드가 나올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한 후보자는 “이 나라의 모든 상식적인 법조인, 언론인, 학계, 시민단체들이 한목소리로 반대하고 있다”며 “법안이 통과되면 국민이 크게 고통받게 될 것이기 때문에 법안 처리 시도가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윤 당선인이 한 후보자 지명을 통해 민주당의 검수완박 추진에 맞불을 놨다고 보고 있다.
한 후보자는 윤 당선인의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과 관련해선 “당선인이 약속한 것이고, 나도 지난 박범계·추미애 장관 시절 수사지휘권 남용의 해악을 실감했다”며 “내가 취임하더라도 구체적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 장관 직권으로 상설특검을 통해 현 정권 핵심 인사를 상대로 수사할 가능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상설특검은 어차피 제도화된 것을 어떤 권한으로 행사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구체적인 사안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미리 말하는 건 경솔한 문제 같다”고 했다.
한 후보자는 “40대 법무부 장관 취임으로 검찰의 연소화(年少化)가 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민국은 이미 20~30대 여야 대표를 배출한 진취적인 나라”라며 “20년 넘게 공직생활을 한 사람이 나이 때문에 장관직을 수행하지 못할 나라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의 ‘내 식구 챙기기’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분(윤 당선인)과 같이 일할 때 연에 기대거나 서로를 맹종하고 끌어주고 밀어주는 관계가 아니었다. 내가 해온 대형 수사에서 인연·진영론에 기대거나 사회적 강자를 외압으로 봐준 사건이 있으면 갖고 와봐도 좋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조 전 장관 비리 수사로 청와대와 여권의 눈 밖에 나면서 고난의 시기를 보냈다. 한 후보자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2020년 1월 부산고등검찰청 차장검사로 좌천됐고, 이후 2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네 차례 좌천됐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인터뷰에서 한 후보자를 가리켜 “독립운동처럼 해온 사람”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또한 “이 정권에서 피해를 많이 봐 서울중앙지검장을 하면 안 되는 건가”라고 반문하며 한 후보자를 중용하겠다는 뜻을 일찍부터 내비쳤다.
최진석/김진성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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