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볼보 잘 팔리면 중견 건설사 웃는 이유는… [김은정의 클릭 부동산]

입력 2022-04-18 16:18   수정 2022-04-19 08:02

중견 건설사인 코오롱글로벌의 수익성이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 BMW·볼보·아우디 등 수입 자동차 판매를 맡고 있는 계열사들을 흡수 합병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한 덕분이다.

경기 변동에 취약한 건설 부문의 실적을 수입 자동차 판매를 포함한 유통 부문이 탄탄히 뒷받침해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코오롱글로벌의 기업어음(CP) 신용등급을 종전 A3에서 A3+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CP 신용등급이 올랐다는 건 코오롱글로벌의 단기적인 영업 상황이 개선되고, 유동성 위험이 낮아지는 등 채무상환능력이 좋아졌다는 의미다. 이번에 오른 코오롱글로벌의 CP 신용등급은 한신공영·한양과 동일한 수준이다.

실제 코오롱글로벌의 이익 규모와 수익성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선 4조749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20.9% 증가한 규모다.

덩치만 커진 건 아니다. 지난해 코오롱글로벌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3077억원을 나타냈다. 사상 최대 이익이다. 2018년 962억원에 그쳤던 코오롱글로벌의 EBITDA는 2019년 1198억원, 2020년 2342억원으로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수익성도 덩달아 높아져 2%대 중후반에 머물던 코오롱글로벌의 EBITDA 마진은 2019년 5%를 돌파한 뒤 2020년 6.0%, 지난해 6.5%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같은 배경엔 성과를 내고 있는 코오롱글로벌의 사업구조 재편이 자리잡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2010년까진 건설업만 했다. 2011년 말 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무역 부문을 맡고 있던 코오롱아이넷과 수입자동차인 BMW를 유통하는 코오롱비엔에스를 흡수 합병하면서 건설·유통·무역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또 2020년 볼보(코오롱오토모티브)와 아우디(코오롱아우토)를 유통하는 그룹 내 계열사들의 최대주주인 코오롱오토케어서비스 지분 100%를 코오롱으로부터 인수했다. 이를 통해 수입 자동차 시장에서 사업 영향력을 확대했다.

최근 5년 간 코오롱글로벌의 매출 구성을 보면, 건설 부문 49%, 유통 부문 33.4%, 무역 부문 12.9%, 기타 4.7% 정도다.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건설 부문은 산업 특성상 영업실적 변동성이 큰 편이다. 하지만 수입자동차 판매·사후서비스(A/S) 등으로 구성된 유통 부문이 포함되면서 실적 안정성이 높아졌다.

특히 수입 자동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에 힘입어 코오롱글로벌의 매출·수익성도 날개를 달았다는 평가가 많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2만280대의 BMW를 판매했다. 전년에 비해 3.9% 증가했다. 고가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 시리즈' 판매 증가로 평균판매단가(ASP)도 상승했다.

권준석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계열사 합병을 통해 수입 자동차 판매 부문의 통합 운영이 가능해졌고, 중복 비용 절감이 이뤄져 수익성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올해 실적 전망도 나쁘지 않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건설 부문의 수익성 방어 여부가 핵심이긴 하지만 주택 현장의 수주 확대와 매출 증가로 고정비 부담이 줄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의 지난해 말 기준 공사 잔량은 약 9조4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달 초 대전 주상복합 신축공사 현장에서 노동자 추락 사고가 발생하는 등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위험성이 커지면서 코오롱글로벌의 주가는 힘을 못쓰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의 주가는 올 들어 9.96%, 이달 들어선 7.71% 떨어진 상태다.

증권사 관계자는 "이익 구조와 수익성은 좋아졌지만 부채비율이 여전히 320%에 달하고 있는 데다 풍력 등 친환경 사업 전개 과정에서 투자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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