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정점" vs "더 오른다"…정유株 어떻게 될까?

입력 2022-04-19 10:37   수정 2022-04-19 10:38



올해 1분기 정유기업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국제유가 급등과 석유제품 공급 차질로 인해 정제마진(정유사의 수익성 지표)이 강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국면이 당분간 이어진다는 전망이 다수인 가운데, 한국 정유사들의 수익성이 이달 정점을 찍을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19일 오전 10시1분 현재 에쓰오일(S-Oil)은 전일 대비 2000원(1.86%) 내린 10만5500원에, GS칼텍스를 자회사로 둬 정유주로 분류되기도 하는 GS는 250원(0.56%) 하락한 4만4050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간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전일 대비 0.62% 상승한 배럴당 107.61달러에 마감돼 강세 흐름을 유지했지만, 정유기업의 상승세는 꺾였다.

한국 정유사들의 수익성을 더 잘 반영하는 ‘중동산 원유 도입 프리미엄(OSP)’을 반영한 정제마진이 4월을 정점으로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영향으로 보인다. OSP는 중동산 원유를 도입할 때 산유국들이 두바이유 가격에 붙이는 프리미엄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거 OSP를 적용한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마이너스(?)3.5~11.3달러 수준에서 움직였는데, 이 지표가 10~11달러를 터치하면 어김없이 급락 흐름을 보였다. 싱가포르 정제마진의 하락과 동시에 OSP가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달 OSP를 적용한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12.9달러로 역사적인 고점을 기록했다”며 “5월에는 OSP가 9.5달러로 높아지기에 (정제마진이 그대로 있어도) OSP를 반영한 정제마진은 8달러 수준으로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정제마진은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배럴당 4달러 수준으로 알려진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을 밑돌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꿈틀거리기 시작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큰 폭으로 확대됐다.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올해 1분기 평균으로 배럴당 8,1달러까지 벌어진 뒤 이달 둘째주 기준으로는 17.8달러로 두 배 이상으로 커졌다.

정제마진이 확대되면서 정유사의 주가도 가파르게 올랐다. 국내 증시에서 유일한 순수 정유주인 에쓰오일은 이달 들어 전일까지 11.17%가 올랐다. 수익성을 직접적으로 나타내주는 정제마진의 확대가 확인된 덕이었다. 이에 앞서 국제유가가 급등하던 국면에서는 재고평가이익이라는 장부상 이익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올랐기에, 상대적으로 상승 탄력이 강하지 못했다.

하지만 황규원 연구원은 현재의 정제마진 강세 국면이 오래 지속되기는 힘들다고 봤다. 그는 “중유(연료유) 가격이 원유보다 11달러 이상 높은 것은 비정상인 상황”이라며 “4월 러시아의 정유설비 가동률이 50% 수준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덕분에 호기를 맞이한 미국 정유사는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90% 수준으로 가동률을 높이고 있고, 도시 록다운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감소한 중국 적유사는 이달부터 휘발유, 등·경유 잉여 물량을 수출로 전환하기 시작했다”며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아직까지 증권가에서는 정제마진 강세 국면이 이어진다는 의견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공급 차질 때문이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제마진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수준에 근접했다. 이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장기간 확산될 수 있는 이슈”라며 “특히 등·경유의 아시아 재고는 5년 평균을 약 40% 밑돌 만큼 낮다”고 말했다.

초과 이익이 생기면 공급이 늘어나면서 가격을 낮추는 메커니즘도 작동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가동률은 풀(Full)이고, 향후 탈탄소 압력으로 증설도 없다”며 “글로벌 가스 강세는 대체 발전용 경유 수요를 지속적으로 자극 중이고, 등유의 일종인 항공유 수요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칩 부족보다 더 심각한 사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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