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에서 내려다본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입력 2022-04-21 13:30  

과천과학관과 함께 하는 과학 이야기 (9)
길을 걷다 보면 리어카를 끌며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을 가끔 본다. 힘겹게 폐지를 주워 담는 모습이 안타까울 때가 많다. 얼마 전 한 방송에서 이와 관련된 뉴스를 봤다. 폐지를 줍는 노인들의 리어카에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센서를 붙여 이 분들의 생활을 분석한 내용이었다.

10명을 조사한 결과 노인들은 리어카를 끌고 하루평균 13㎞를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대가로 버는 돈은 1만원 남짓이었다. 기술을 활용해 가난한 어르신들의 사정을 객관적으로 살펴봤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뉴스였다.

GPS는 인공위성 신호로 지구상에 있는 물체의 위치를 찾아내는 시스템이다. GPS에는 오차 보정을 위한 위성을 포함해 최소 네 개의 위성이 필요하다. 각 위성과 지상의 GPS 센서가 신호를 주고받으며 서로 간의 거리를 측정해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일상에서 가장 흔한 GPS 이용 사례는 자동차 내비게이션인데, 그 외에도 여러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한 생태 탐사 프로그램에서도 GPS 기술을 이용한다. 생태 탐사 과정에서 GPS로 수집한 위치 정보를 인터넷에 공유해 전문가들이 연구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은 회사 건물을 흰색 페인트로 칠해 태양광 반사율을 높임으로써 지구 온난화에 대응하는 기술을 연구 중인데, 여기에도 GPS를 이용한다. 건물의 위도와 고도를 GPS로 확인하고 태양광의 입사각 등을 계산해 건물의 어느 부분을 흰색으로 칠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지 분석하는 것이다.

인간이 우주로 쏘아 올린 인공위성은 폐지를 줍는 노인과 생태 탐사에 나선 사람들, 뜨거운 태양빛을 우주로 반사시키는 건물을 내려다보며 인간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다. 인공위성의 눈은 또 어디를 바라보고 있을까.<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유만선 국립과천과학관 공업연구관
연세대 기계공학과
연세대 기계공학 석사·박사
<공학자의 세상 보는 눈>, <2022 과학은 지금>(공저), <메이커 시티>(공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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