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저금리 기조 속에 대출 자산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사상 최대인 14조원대 순이익을 낸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금리 상승세로 올해 1분기 4조원대 순익을 올리며 실적 잔치를 벌이고 있다. 대출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 이자 부담 증가로 서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기업들의 수익성도 나빠지고 있는데 은행들만 나 홀로 호황을 누린다는 지적이 나온다.4대 금융지주 순이익 모두 시장 전망치를 10% 이상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KB금융(1조4531억원)과 신한금융(1조4004억원) 우리금융(8842억원) 등 3개 사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뒀다. 은행과 카드사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하나금융도 전년 동기보다 8.0% 늘어난 902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이자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KB금융은 올 1분기 이자이익이 2조6480억원으로 작년보다 18.6%(4150억원), 신한금융은 2조4876억원으로 17.4%(3694억원) 늘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이자이익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7.3%, 18.5% 증가한 2조203억원과 1조9877억원에 달했다. 4대 금융지주의 이자이익만 9조원을 넘었다.
4대 금융지주 실적 호전은 은행이 이끌었다. 국민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9773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41.9% 급증했다. 신한은행도 전년보다 31.5% 증가한 863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우리은행(7615억원)과 하나은행(6671억원) 순이익도 작년 대비 각각 29.2%, 15.9% 늘었다.
한국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작년 8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은행들이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를 더 큰 폭으로 올린 데 따른 것이다.
비은행 사업 확대로 수익을 다각화하겠다던 4대 금융지주의 은행 의존도는 오히려 심화됐다. KB금융 전체 순이익에서 국민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1분기 54.2%에서 올해 1분기 67.2%로 높아졌다. 신한금융도 같은 기간 은행 순이익 비중이 55.7%에서 62.7%로 올라갔다. 하나(73.9%)와 우리(80.7%)도 은행 의존도가 커졌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주주 가치 제고 방침을 밝혔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2005년 지주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김보형/박상용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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