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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식 낙찰제'로 전락한 60조 公共공사

입력 2022-04-24 17:32   수정 2022-05-02 15:36


국가철도공단이 지난 2월 충남 홍성시~보령시 주포면 일대 장항선 복선전철 신설 공사(8556m)를 맡을 시공사 선정에 나섰다. 입찰은 공사 수행능력(50점)과 입찰 가격(50점)을 토대로 시공사를 정하는 종합심사낙찰제로 진행했다. GS건설 포스코건설 등 27개 참가사의 공사 수행능력 평가는 대부분 비슷했다. 수주 결과를 좌우한 것은 입찰 가격이었다. HJ중공업이 입찰 가격에서 상·하위 20%를 제외한 나머지의 평균 가격(균형가격)에 근접한 가격(1273억원)을 써내 수주에 성공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 청사와 고속도로, 철도 등을 건설하는 60조원 규모의 국내 공공 공사 시장이 갈수록 기술보다는 가격에 의해 좌우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300억원 이상 공공건설 공사의 수주를 결정하는 종합심사낙찰제의 기술 평가 변별력이 크지 않아서다. 친환경 공법 등 우수한 기술력보다 ‘평균가격 맞히기’로 낙찰자가 결정되면서 운찰(運札)제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최대 공공 공사 프로젝트였던 한국가스공사의 당진 가스탱크 건설 공사도 두산에너빌리티가 입찰에 참여한 7개 건설사의 균형가격에 근접한 입찰 가격(6114억원)을 제시해 일감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균형가격에 근접한 입찰 가격을 써낸 건설사가 낙찰받는 현행 방식이 협력사 저가 발주와 부실 공사, 건설사의 기술력 약화 등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선진국처럼 기술 점수를 높이고 건설사가 설계 방식을 제안하는 ‘책임형 대안 제시 낙찰제’ 등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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