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 '멈칫'…대단지 리모델링은 '속도'

입력 2022-04-25 17:28   수정 2022-05-03 15:29


서울 지역에서 2000가구 이상 대단지들이 리모델링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리모델링 사상 최대 규모인 강동구 선사현대아파트(2938가구)가 롯데건설·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고 성동구 행당대림(3404가구) 행당한진타운(2123가구) 등도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새 정부가 재건축 규제 완화를 추진하지만 법 개정 등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용적률, 사업 기간 등을 고려해 리모델링을 택하는 단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1조원 규모 선사현대 시동
롯데건설·현대건설 컨소시엄(랜드마크사업단)은 지난 23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선사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시공사로 선정됐다. 선사현대아파트는 공사비만 1조900억원 규모에 이르는 국내 리모델링 사상 최대 규모 단지다. 수평증축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지상 최고 28층짜리 2938가구가 지상 최고 29층 3328가구로 탈바꿈한다. 랜드마크사업단은 단지명을 ‘리버티지 강동’(투시도)으로 제안했다.

리모델링 사업은 재건축과 달리 가구 수가 크게 늘지 않지만 부족했던 주차시설과 커뮤니티시설이 확충된다. 랜드마크사업단은 리모델링 단지의 평면 구성 한계를 피하기 위해 효율적인 평면 특화설계와 조망형 창호도 선보인다. 한강을 볼 수 있는 복층형 스카이 커뮤니티 3곳과 실내 골프장·수영장 등의 커뮤니티 시설도 들어선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한강변의 대규모 아파트라는 점을 최대한 부각할 수 있도록 6개의 테마가든을 조성한다”며 “단지를 통하는 3.3㎞ 산책로는 한강 광나루공원과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행당동 일대 대단지도 잰걸음
아직 초기 단계지만 성동구 행당동 일대 대단지들도 리모델링 사업에 잰걸음을 떼고 있다. 3400여 가구에 이르는 행당대림과 2100여 가구 규모의 행당한진타운이 대표적이다. 행당대림은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조합 설립 동의서를 받고 있다. 올 하반기 조합 설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맞은편의 행당한진타운도 연내 조합 설립을 목표로 사전동의서를 걷고 있다.

강남권 리모델링 대단지로는 송파구 가락동에 있는 가락쌍용1차(2064가구)가 주목받고 있다. 이 단지는 작년 말 수직증축을 위한 1차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시공사로는 쌍용건설 컨소시엄(쌍용건설·포스코건설·현대엔지니어링·대우건설)을 선정했다.

이들 단지는 사업 기간, 여유 용적률 등을 고려해 리모델링 사업에 무게를 뒀다는 분석이다. 행당동 일대 단지들은 이미 고층 아파트이기 때문에 재건축하더라도 늘릴 용적률이 거의 없다. 3종일반주거지역 기준 최고 용적률은 300%인데 행당대림 용적률은 254%, 행당한진타운은 294%에 이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재건축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선 용적률이 중요하다”며 “새 정부가 용적률 기준을 완화하더라도 이미 용적률이 높은 단지는 재건축 사업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건축 규제 완화를 기다리는 것보다 리모델링 사업을 빨리 진행하는 게 낫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선사현대 인근만 봐도 우여곡절이 많은 재건축 단지가 여럿”이라며 “불확실성이 큰 재건축보다는 이미 사업이 어느 정도 진행된 리모델링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리모델링 조합을 설립한 전국 아파트는 9만1684가구(112개 단지)로, 2020년 말(4만3155가구·58개 단지) 대비 두 배로 늘었다.

심은지/하헌형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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