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인력공단이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해 고위험·고비용 분야 일학습병행 훈련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근로자가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 사례를 간접 체험하고 실제 사고 발생 시 필요한 대응 능력을 안전하게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다.지난달 29일 울산에 있는 한국폴리텍대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원에서는 공단이 지원한 ‘XR 기반 체험형 산업안전 교육장’ 개관식이 열렸다. 교육장에서 활용될 XR 기반 프로그램은 위험 상황을 가상으로 체험하고 대응체계 훈련을 통해 근로자들의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석유화학산업 분야는 고온·고압·누전 등으로 인해 폭발·누출·화재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취급하는 분야라 직업성 질병에 걸릴 위험도 크다. 이 때문에 안전한 직업 훈련을 통해 숙련 인력을 양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공단은 실감형 콘텐츠 기반 직업훈련이 학습근로자의 안전사고 예방과 전문성 향상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단은 또 2019년부터 크레인훈련 VR시뮬레이터, 사출금형 분해 및 조립 등 5개 직무에 대한 실감형 콘텐츠 개발을 완료했다. 지난해 12월 실감형 콘텐츠 훈련을 경험한 기업 현장 교사·학습근로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근로자들의 직업훈련에 대한 관심과 집중력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은 미래 자동차 테크니션 등 3개 직무에서도 디지털 학습 도구를 개발 중이며, 앞으로도 교육 대상 직무를 확대·보급할 예정이다.
참여 기업은 직무 중심 인재를 자체 육성하게 돼, 취업 이후 재교육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청년들도 조기 취업하고 회사가 필요로 하는 실무능력을 현장에서 익힘으로써 불필요한 ‘스펙 쌓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참여 과정에 따라 학위도 취득할 수 있으며 ‘산업현장 일학습병행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자격인 일학습병행 자격을 취득하는 것도 가능한 ‘일석삼조’ 구조다.
공단은 일학습병행 추진계획(2021~2023)을 세우고 4차 산업혁명 등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우량기업 발굴 강화 △후학습 경로 다양화 △디지털 기반 훈련방식 전환 등 다양한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고숙련 일학습병행(P-TECH)을 통해 3차원(3D) 프린팅, 사물인터넷 등 융합형 최신 기술을 반영해 미래 유망 직종 분야의 숙련인력 양성에 나서고 있다.
2021년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일학습병행 참여 사업주의 90%가 재참여를 희망했다. 응답 기업의 83.5%는 훈련 종료 후에도 일학습병행 교육훈련 체계를 계속 활용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어수봉 공단 이사장은 “일학습병행을 통해 기업 현장에 필요한 맞춤형 인재 양성을 지원하는 데 적극 힘쓰겠다”며 “실감형 콘텐츠 확대를 통해 안전과 효율을 모두 잡을 수 있는 학습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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