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北 도발 손바닥 안에'…독자 정찰위성 12기 새로 띄운다

입력 2022-04-27 15:16   수정 2022-04-27 21:15


국방부가 약 3조원을 들여 대형 정찰위성 12기를 새로 개발한다. 2024년 발사 예정인 한국군 사상 첫 독자 정찰위성 5기에 이은 후속 위성이다. 세계적으로 활짝 열리고 있는 우주개발 시대를 맞아 북한 핵 및 미사일 탐지 등 정찰 능력을 높이기 위한 시도로 분석된다.

27일 군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국방부 직할 정보본부는 군 최초 정찰위성 프로젝트 ‘425 사업’ 후속으로 레이더 위성(SAR) 10기와 전자광학(EO) 위성 2기를 추가 개발하는 내부 계획을 최근 수립했다. 425 사업은 한반도 전역과 주변 정찰용 레이더 위성 4기와 광학 위성 1기를 발사하는 사업이다. 2018년부터 1조2000억여 원을 들여 추진해왔다.

425 사업 위성 탑재체는 한화시스템이 유럽 최대 위성기업 탈레스알레니아 기술을 토대로 개발중이다. 본체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제작한다. 2024년 말부터 순차 발사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이 노골적이고 빈번해짐에 따라 이들의 동향을 면밀히 파악할 수 있는 감시체계가 절실해졌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26일 대규모 열병식을 열고 핵탄두로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뿐 아니라 ‘미사일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극초음속 활공미사일(HGV)을 공개했다. 앞서 지난 17일엔 한국을 사정권으로 전술 핵폭탄을 쏟아부을 수 있는 단거리 미사일 발사 장면을 공개하며 올 들어 13번째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425 사업의 후속 규모가 현재의 2배 이상으로 윤곽을 드러내면서 위성 제작 기업 및 연구개발(R&D) 기관 등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추가로 발사할 위성 12기는 국가우주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가 지난해 말 향후 10년간 발사 예정이라고 밝힌 170여 기에 포함되지 않은 새로운 물량이다. 독자 정찰위성은 북한 위협을 실시간 탐지하고 선제 타격하는 군의 대응 시스템(킬 체인)의 ‘눈’으로 불린다.

그동안 한국이 보유한 정찰 위성은 관측 겸용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시리즈가 유일했다. 군은 대북 관련 정찰 정보를 미국에 주로 의존해 왔다. 425 사업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께 필요성이 처음 제기됐다. 2013년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사업이 탄력을 받았으나, 관련 부처간 이견으로 표류하다 2018년 들어서야 사업이 시작됐다.

정찰 위성은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과 전자광학(EO) 위성으로 나뉜다. SAR 위성은 전자파를 지상 목표물에 쏜 뒤 반사돼 돌아오는 신호 데이터를 합성해 영상을 만든다. 주·야간, 악천후에 관계없이 정찰이 가능하다. SAR 위성 탑재체의 3요소인 안테나, 송·수신부, 제어장치엔 비메모리 반도체인 시스템 반도체가 많이 들어간다. 고해상도 카메라를 탑재한 EO 위성은 SAR 위성보다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지만, 밤이나 날씨가 궂을 땐 임무수행이 불가능해진다.

425 사업으로 발사하는 SAR 위성 4기는 경사궤도를 돌며 한반도를 번갈아가며 수시로 관측한다. EO 위성 1기는 북극과 남극 상공을 통과하는 극궤도를 돌며 임무를 수행한다. 낮 일정한 시간마다 한반도 일대를 촬영하기 위해서다. 임무 수행 고도는 지구 상공 500~600㎞ 저궤도다. 해상도는 가로·세로 픽셀 기준 30~50㎝다. 정찰 위성으론 수준급이다. 5기 모두 1톤 안팎 중대형 위성이다. 2024년부터 스페이스X의 팰컨 9 로켓에 실어 발사한다. 지난 2020년 최초의 한국군 전용 통신위성 ‘아나시스2호’가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 바 있다. 아나시스2호는 세계 1위 방위산업체 미국 록히드 마틴이 한국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 구매 대가로 지원한 위성이다. 군은 아나시스2호 후속 통신 위성 개발에도 최근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킬체인 운용엔 고성능 정찰·통신·항법 위성 군(群)이 필수적이다.

국방부가 425 후속 사업을 서두르는 이유는 정찰 위성의 임무 수행 한계를 감안해서다. 북 전역을 상대로 24시간 정찰 임무를 수행하다 보면 최대한 길게 잡아도 위성 수명은 5년을 넘기 어렵다. 2024년 말부터 발사될 5기가 2029년엔 수명을 다하는 만큼, 차질없는 계속임무 수행을 위해선 12기 제작 준비를 지금 시작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425 위성 5기를 보완할 소형 군집위성 51기 개발도 한창이다. 관측 공백 시간을 없애기 위해서다. 5기 가운데 SAR 위성 4기의 한반도 방문 주기는 약 2시간이다. 이 두 시간 공백을 메우기 위해 51기의 위성을 추가로 띄우기로 했다. 51기 가운데 11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EO 위성으로, 40기는 국방부가 SAR 위성으로 개발한다. EO 위성 11기는 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상세 설계 중이다. SAR 위성 40기는 연내 기본 설계를 위한 제안요청(RFP)을 마칠 예정이다.

이해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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