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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채로 연 매출 900억 올린 롯데백화점의 '말 못할 고민' [박동휘의 컨슈머 리포트]

입력 2022-05-06 09:56   수정 2022-05-06 11:33


롯데백화점과 AK골프의 관계는 피보다 진하다. 전국 31개 롯데백화점 매장 중 14개 매장에서 AK골프가 영업 중이고, 롯데아울렛 21개 중 10개 점포에도 AK골프가 입점해 있다. 롯데의 골프용품 유통의 절반가량을 AK골프가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소공동 본점과 잠실점 등 롯데백화점의 핵심에도 AK골프가 자리 잡고 있을 정도다. 순망치한이나 다름없는 둘 간의 관계가 최근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강남 1등을 내세우며 ‘서민 백화점’ 롯데를 고품격으로 바꾸려는 정준호 신임 롯데백화점 대표의 전략에 중저가 골프채 시장의 강자인 AK골프가 ‘계륵’이 돼버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골프샵을 더 고급스럽게, ‘골프 문화’를 파는 백화점
롯데백화점의 고민은 경쟁사들의 행보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6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주요 점포의 골프 매장에 대한 ‘업그레이드’ 전략을 추진 중이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1대1 맞춤형 클럽을 추천해 주는 프리미엄 골프샵인 티노파이브(TINO5)를 비롯해 골프존마켓의 ‘고급 버전’인 골프존 트루핏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전국 점포에 입점시킨 골프용품 유통업체는 골프존마켓(목동점, 킨텍스점, 충청점, 대구점), 티노파이브(압구정본점, 더현대서울, 판교점), 아베스포츠(무역센터점), 퍼플핀(중동점) 등 4개 사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AK골프는 이달 중에 울산 동구 점에 처음으로 입점할 예정”이라며 “수도권 등 핵심 매장은 트루핏 등 프리미엄 골프 샵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3사 중 유일하게 골프 용품을 직접 매입(사입)해 판매하고 있는 신세계백화점은 최고급 골프 쇼핑을 지향하고 있다. 테일러메이드, 미즈노, 젝시오 같은 대중용 골프클럽에선 롯데, 현대백화점 등 골프채 전문 유통업체를 입점시킨 경쟁사들에 비해 열세지만, 거꾸로 이 같은 단점을 장점을 바꿔가고 있다. 신세계는 혼마, 마루망, 마제스티 같은 초고가 골프클럽에 특화된 백화점으로 정평이 나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골프가 대중화될수록 기존의 VIP 고객들은 좀 더 차별화된 제품을 원한다”며 “신세계는 단순히 골프채 등 용품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의류, 여행, 커뮤니티 등을 아우르는 고급 골프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되도록 전략을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사들이 골프 샵 고급화에 나서면서 롯데백화점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AK골프와의 동거를 계속할 것이냐, 아니면 변화를 꾀할 것인 지가 정준호 대표가 처한 딜레마다. 당장 롯데백화점 강남점에도 AK골프가 입점해 있다. 강남점은 정 대표가 ‘강남 탈환’을 목표로 공을 들이고 있는 점포다. 반포에 있는 신세계 강남점과 현대백화점 압구정·무역센터점, 갤러리아 압구정점에 비견할 만한 강남 핵심 점포로 만들겠다는 게 정 대표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 정 대표는 소공동 본점에 있던 상품매입본부를 강남으로 옮길 만큼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롯데백화점 핵심 점포에 중저가 브랜드인 AK골프 포진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AK골프는 주로 일본 브랜드 등 중저가 클럽을 위주로 성장해왔다”며 “최근 공급망 문제와 원재료 수급의 어려움으로 골프채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타이틀리스트 등 일부 고가 상품군은 시장 1위인 골프존마켓에만 풀리고, 2위 사업자인 AK골프조차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전했다. 골프 유통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아웃렛도 과거 병행수입 제품을 주로 취급하던 AK골프보다는 골프존마켓을 우선 입점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백화점이 당장 AK골프와 관계를 끊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롯데백화점이 골프채 등 용품 판매로 거둔 매출은 900억원가량이다. 신세계백화점의 약 3배 규모다.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롯데백화점이 실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AK골프 선점 효과를 롯데백화점이 버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31개 매장 중 골프존마켓은 대전, 울산, 인천 등 11개로 주로 지방 점포에 입점해 있다.

롯데백화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골프존마켓과 AK골프의 ‘1등 전쟁’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골프 유통 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올해 전국에 100개 점포를 추가할 것이라고 공언하는 등 출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골프존마켓(법인명 골프존커머스)은 316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AK골프(법인명 AK무역)의 작년 매출은 1823억원이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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