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저무는 'LCD 패널 왕국'…LGD, 中 저가공세에 감산

입력 2022-05-02 17:45   수정 2022-05-03 10:29

LG디스플레이가 올해 하반기부터 TV용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 TV용 LCD 패널과 관련한 신규 투자도 중단한 상태다. 패널 가격이 급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영향이다. 글로벌 TV 제조사들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제품으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것도 감산 결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6개월 새 30% 가격 급락
2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 하반기 LCD TV 패널 생산량을 상반기보다 최소 10% 이상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이달부터 중국 광저우, 경기 파주 LCD TV 생산라인에서 유리 기판 투입량을 줄이며 감산을 준비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업 철수를 선언한 데 이어, 주요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도 LCD 패널 사업 축소를 저울질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 나온다. LCD TV 패널 가격이 내려가면서 채산성을 맞추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55인치 LCD TV 패널은 작년 10월 150달러에서 지난달 105달러까지 6개월 새 30% 떨어졌다. 이달 가격도 103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65인치 LCD TV 패널 역시 같은 기간 215달러에서 173달러로 19.5% 급락했다. 이달 가격은 170달러로 예상된다.

LCD TV 패널 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방역 완화 국면에서 TV를 포함한 전자 제품 수요가 줄어드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TV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해 LCD 패널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제품에 들어가는 LCD 패널 가격도 내년까지 계속 하락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LCD 패널 비중을 유지하는 것은 LG디스플레이엔 ‘독’일 수 있다. LCD 패널 가격 하락은 올 1분기 LG디스플레이 매출 및 영업이익 감소에도 영향을 줬다. LG디스플레이는 1분기에 매출 6조4714억원, 영업이익 38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5.9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92.67% 줄었다.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 크게 미달하는 ‘어닝 쇼크’ 수준이다.
OLED로 갈아타는 韓 업체들
2000년대 중반부터 10여 년간 LCD TV 패널은 한국 디스플레이업계의 간판 상품이었다. 2014~2017년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LCD TV 패널 시장 1~2위였다. 세계 LCD 패널의 절반가량을 이 두 곳이 책임졌다.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난 것은 중국이 저가 물량 공세로 한국을 추월하면서다. 중국 최대 패널 업체 BOE는 2018년 정부 보조금 지원 등을 받으며 세계 최대 LCD 패널 제조사가 됐다. 이 회사의 지난해 LCD 패널 시장 점유율은 26.3%다.

업계에선 LG디스플레이도 몇 년 내 LCD 패널 사업을 중단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당장 LCD 패널을 완전히 정리하진 않을 방침이다. 신규 투자는 하지 않고 기존 보유한 생산 장비, 인력을 토대로 생산량을 조절하는 식으로 시장 수요에 대응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는 LCD TV 패널 생산을 줄이는 대신 OLED TV 패널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프리미엄 화질을 구현하는 OLED TV 패널은 수익성이 높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OLED TV 시장 점유율은 LG디스플레이 99.7%, 삼성디스플레이 0.3%로 한국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까지 OLED TV 패널을 대량 생산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업체들의 과제는 ‘OLED 패널 초격차’를 얼마나 유지하느냐”라며 “대형 OLED 패널 생산, 신기술 개발 등에 추가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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