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정안에 따르면 부모가 친권을 남용해 학대 등 자녀 복리를 해치는 경우엔 자녀가 직접 법원에 친권 상실 청구를 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은 특별대리인을 선임해야 친권 상실 청구가 가능하다. 이 같은 조건에선 학대한 부모와 가까운 친척은 특별대리인으로 부적절하고, 관계가 먼 친척은 특별대리인을 맡지 않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아 친권 상실 청구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미성년 자녀의 법정 진술권도 강화됐다. 앞으로는 이혼 등으로 친권자나 양육권자를 지정하는 재판을 할 때는 자녀의 나이가 아무리 어려도 가정법원이 이들의 진술을 의무적으로 들어야 한다. 지금은 13세 이상 미성년 자녀만 진술을 듣게 돼 있다.
법무부는 재판 과정에서 자녀 권리가 침해되는 일을 막기 위해 변호사 또는 심리학·교육학·상담학·아동학·의학 분야 등의 전문가를 절차 보조인으로 선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담았다. 이상갑 법무부 법무실장은 “절차 보조인이 소송 대리업무까지 맡는 것은 아니다”며 “독립적인 의사 표현이 가능한 미성년자는 직접 소송을 제기하고, 그렇지 않은 영유아 등은 친권 상실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지방자치단체장이 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법원이 명령해도 실제 양육비가 지급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서울가정법원에 따르면 2015~2016년 법원이 양육비 지급명령을 내린 뒤 감치 결정이 나오기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7개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감치 요건 변경 외에 가정법원이 재판 도중 내린 양육비 지급 처분에 집행력을 인정해주는 내용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이와 함께 가사소송과 관련한 민사소송도 가정법원에서 맡을 수 있게 된다. 재판부가 분산되면 소송이 장기화하고 관련 비용도 증가한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 실장은 “부모 중심으로 설계된 자녀 양육 관련 소송 절차를 ‘자녀 중심’으로 전환하자는 취지로 가사소송법을 개정하게 됐다”며 “개정안이 시행되면 가사소송 절차에서 미성년 자녀의 목소리를 더 많이 반영해 이들의 권리를 두텁게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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