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식이법'(도로교통법·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2년만에 완화될지 여부에 촉각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민식이법 완화 여부를 두고 '찬반' 논란이 격화되는 상황이다.
앞서 인수위 역시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에서의 차량 제한 속도를 현행 시속 30㎞에서 40~50㎞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5일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는 브리핑에서 "인수위는 경찰청과 논의를 거쳐 제도의 기본취지는 살리되 제한속도를 탄력적으로 조정하여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도로교통공단의 어린이 교통사고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어린이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11만3536건으로 전체 사고의 40.4%(4만5812건)가 하교 시간대인 오후 2~6시 사이에 발생했다. 심야 시간 등 어린이의 교통사고 위험이 극히 낮은 시간대에도 속도 제한을 적용하는 것은 특성과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획일적인 속도 규제라는 부정적인 여론을 일부 수용하겠다는 게 인수위의 입장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인수위 관계자는 "이면도로, 협소한 도로에 있는 어린이보호구역은 제한속도를 시속 30㎞로 가급적 유지하되 큰 도로나 아이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도로는 지금보다 상향하겠다는 것"이라며 "무조건 다 올린다는 게 아니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지난해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는 5년 전인 2016년 대비 66.2%, 대폭 줄었다. 민식이법이 어린이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이처럼 민식이법은 어린이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데 크게 기여했지만,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아이들이 일부러 차도로 뛰어들며 운전자를 놀리는 등 악용 사례가 생기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특히 '과잉 처벌'이라는 반발 여론이 점점 거세졌다.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는 법 시행 이후 "민식이법 취지는 참 좋지만, 어린이 잘못이 훨씬 더 큰 경우도 있다"며 "운이 나쁘면 어린이가 넘어지면서 사망할 수도 있는데, 사망사고면 벌금형이 없고 오로지 3년 이상의 징역밖에 없다"며 처벌이 과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법 개정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35만 명 이상의 동의가 몰리기도 했다.

한국리서치가 강 의원 의뢰로 지난달 22일부터 사흘간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식이법 시행 이후 어린이보호구역 내 사고가 줄어들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7.4%가 '개선됐다'고 답했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운전자들의 운전 습관이 법 시행 이후 개선됐냐'는 질문에도 70.3%가 '개선됐다'고 응답했다. 어린이보호구역의 차량 제한속도에 대한 의견으로는 30㎞가 적정하다는 의견이 64.7%를 차지했다. 이는 '제한 속도를 높여야 한다(24.2%)'는 의견보다 2.7배 높은 수치다.
강 의원은 "법안 시행 2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국민의 어린이 교통안전에 대한 인식을 확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여론조사"라며 "이번 조사에서 스쿨존은 당연히 주민 생활 공간과 밀접해 불편하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해서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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