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이션 날개 돋친 듯 팔리는데…화훼농가는 '눈물'

입력 2022-05-06 17:30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처음 맞는 어버이날을 앞두고 도·소매 유통채널에서 카네이션 판매가 대폭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화훼 재배 농가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콜롬비아산 카네이션이 시장에 대거 풀리면서 어버이날 선물용 카네이션 품목인 ‘혼합 대륜’ 가격이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밑돌고 있어서다. 여기에 비닐하우스 난방 유류비, 모종 가격, 비료값, 인건비 등 생산비용이 물가 상승과 맞물려 껑충 뛰면서 각 농가의 비용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국내 시장 파고든 외국산 카네이션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4월 29일~5월 6일) 전국 법정 공판장에서 판매된 국산 혼합대륜 품종 카네이션의 속(20송이)당 평균 가격은 8382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8782원) 수준보다 싸다. 혼합대륜 카네이션은 꽃송이가 커 어버이날 선물로 주로 쓰이는 품종으로 가장 판매량이 많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 같은 가격 움직임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카네이션과 달리 최근 장미의 평균가격은 2019년 대비 43%, 국화는 66%나 올랐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꽃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어버이날 선물용 꽃뿐만 아니라 스승의날 예약 주문도 몰려들어 꽃을 계속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반포 고속터미널 꽃 도매시장에선 이날 오전 대부분 점포의 카네이션이 다 팔려나갔다. 도매상 B씨는 “작년엔 카네이션을 다 못 팔아 폐기하기도 했는데 올해는 인기가 떨어지는 스프레이 품종이나 분홍색 꽃 말고는 금방 다 팔려나간다”고 했다.

카네이션 가격의 회복이 더딘 것은 외국산 공세 때문이란 분석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콜롬비아와 중국 등으로부터 수입한 카네이션 절화는 865만9000개로 지난해 1분기(486만2000개)에 비해 78% 늘었다. 모든 주요 식물 수입품목 중 증가폭이 가장 가파르다. 작년부터 콜롬비아산 카네이션을 들여왔다는 한 도매상인은 “외국산은 수급과 가격이 안정적인 반면 국내산은 가격이 들쑥날쑥해 외국산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올해는 꽃 수요가 많아 외국산 카네이션을 대량으로 들여왔다”고 말했다.
겹악재에 신음하는 화훼 농가
화훼 농가는 외국산 공세와 함께 매년 증가하는 생산비용에 시달리고 있다. 카네이션은 5월 이전에 수확하기 위해 전해 10월부터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기 때문에 난방비에 민감하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류비가 크게 올랐고, 요소 대란 등을 겪으며 비료값도 올해 초 전년 대비 세 배 이상 뛰었다. 예전엔 일당 7만~8만원으로 외국인을 고용했는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지금은 15만원을 줘도 사람을 구하기 힘들어졌다. 경남 김해시에서 카네이션 농장을 운영하는 이삼수 씨는 “카네이션은 잎이 큰 외국산 모종을 들여와야 하는데 모종 가격도 올랐다”며 “주변 농가 5~6곳이 코로나19 기간에 카네이션 농사를 포기했다”고 토로했다.

카네이션의 경우 국내 외국산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콜롬비아와 2013년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어 수입을 규제하기도 어렵다. 공급이 줄면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꽃가게 등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정해진 규정에 따라 수입 검역을 철저히 하고 원산지 단속을 강화하는 방법 등으로 수입 물량을 조절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최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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