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과 등장한 이재명 "8년 전 인천 출마 싫다고 한 이유는…"

입력 2022-05-08 15:36   수정 2022-05-08 16:08



“이재명 방탄 출마 반대한다. 인천이 호구냐.”
“이재명은 할 수 있다! 민주당은 할 수 있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인천 계양을 출마를 선언한 8일 오전 계양산은 몰려든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국민의힘 당원들은 초입에서 ‘이O명 방탄출마 NO’ 피켓을 들고 출마 반대 구호를 외쳤다. 지나가던 이 전 지사 지지자들은 “범죄자는 김건희”라고 응수했다.

잠시 후 이 전 지사가 인파를 뚫고 야외공연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이날 모인 2000여명의 지지자 중 상당수가 소위 ‘개딸’로 불리는 20~40대 여성이었다. 이 전 지사의 작은 몸짓 하나에도 반응하는 모습은 마치 유명 아이돌스타의 콘서트장을 방불케했다.

이 전 지사는 “솔직히 선거 끝나고 현관문 열고 나온 게 오늘이 네 번째”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께서 고생했다고 술 한 잔 주겠다고 해서 갔다 온게 두 번째”라고 했다. 그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3월 10일 대선캠프 해단식 이후 59일 만이다.

보궐선거 출마 이유로는 ‘책임감’을 꼽았다. 이 전 지사는 “저 역시 조기복귀에 부정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당이 처한 어려움과 위태로운 지방선거 상황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저의 출마를 막으려는 국민의힘 측의 과도한 비방과 억지공격도 결단의 한 요인임을 부인하지 않겠다”며 국민의힘에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대선 패배 후 두 달 만의 복귀는 너무 이르다’는 당 안팎의 비판은 “상대가 원치 않는 때, 장소, 방법으로 싸우는 것이 이기는 길”이라며 일축했다.

지난 대선에 대해선 “심판자는 선택받고 유능한 일꾼은 선택받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심판자’로 빗대면서 자신은 ‘유능한 일꾼’이라고 부각한 것이다.

이 전 지사는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인천부터 승리하고, 전국 과반 승리를 이끌겠다”며 “모든 것을 감내하며 정치인의 숙명인 무한책임을 철저히 이행하겠다”고 다짐했다.

계양을 지역에는 ‘제2 판교테크노밸리 육성’을 공약했다. 이 전 지사는 “계양은 송영길이라는 출중한 정치인을 배출했다”며 “이재명 때문에 내 삶이 달라졌다고 체감되도록 ‘모두가 이사 오고 싶은 인천’을 만들겠다”고 했다.

준비한 회견문 낭독을 마치고 이 전 지사는 불쑥 “제가 성남시장 재선하고 있을 때 인천시장으로 오라고 왜 말이 나왔는지 아시느냐”는 말을 꺼냈다. 그러면서 “당시 인천시장이 엉망으로 하고 있는데 성남시 버리고 인천으로 오라고 하면 되겠나. 그래서 제가 ‘싫어요’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2014년 11월 자신의 SNS에 한 지지자가 인천 출마를 요구하자 “시러요~ㅋㅋ”라고 답한 이유를 8년이 지나서 해명한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6일 SNS에 이 전 지사의 당시 글을 공유하면서 “(이 전 지사는)출마하기 전에 트위터 닫아야겠다”고 했다.

곧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선 “온몸이 막 부정부패로, 대장동에서 해 먹고, 공흥지구에서 해 먹고, 오등봉에서 해 먹고, 부산 엘시티에서 해 먹었다”고 비난했다. 윤 당선인은 물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박형준 부산시장 등을 싸잡아 공격한 것이다.

이 전 지사의 출마로 계양을은 삽시간에 전체 선거 판세를 좌우할 승부처로 급부상했다. 국민의힘은 윤희숙 전 의원 ‘자객 공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 전 의원도 “당에서 나가라고 하면 당연히 따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전 지사의 출마 선언을 두고 “역사상 가장 후안무치한 피의자 도주 계획서”라며 “본인의 범죄행위로 인한 정치적 위험은 수사부터 받고 깨끗이 혐의를 벗은 후에 선출직에 나오는 게 국민에 대한 기본적 도리”라고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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