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봅시다" 중견기업이 만든 1000억 '보물'…세계서 '러브콜'

입력 2022-05-09 14:11   수정 2022-05-09 14:57

2016년 7월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에스에프에이(SFA). 대회의실에서 2시간에 걸친 김영태 연구개발팀장의 스마트팩토리 산업 동향 발표가 끝나자 적막감이 흘렀다. 3분여가 흐른 후 모두가 지켜보고 있는 김영민 대표 입에서 "가봅시다"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임직원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잘 할 것 같은 에이스 직원들만 모아 드림팀을 구성하고는 두 달간 집단토론 과정을 거치며 사업 아이디어를 고도화하는데 사활을 걸었다. 디스플레이 산업 의존도를 낮추지 않고선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절박감에서다.

이때부터 4년간 1000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 부은 결과는 대성공. 김영민 SFA 대표는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에서 스마트팩토리 기업으로 변신해 전방산업을 2차전지, 반도체, 유통으로 넓혔다"며 "올해는 전 세계에 '스마트팩토리=SFA'를 각인시키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9일 밝혔다. 스마트팩토리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적용해 제조라인 스스로 최적의 의사결정을 통한 생산효율 극대화를 추구하는 '고도로 지능화된 공장 자동화'를 말한다.

SFA는 1998년 말 옛 삼성항공 자동화사업부가 분사해 설립된 회사다. 옛 동양엘리베이터가 모태인 디와이홀딩스가 지분 40.98%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삼성디스플레이가 2대 주주(지분율 10.15%)다. 출범 23년 만인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5649억원, 영업이익 1889억을 올렸다.

견조한 실적은 다변화된 매출처가 원동력이다. 전기차 및 유통부문 대기업들의 투자가 잇따르면서 일감이 늘어났다. 국내 주요 전기차 배터리 업체의 물류시스템 및 공정장비는 물론 이마트24, BGF(편의점 CU) 등의 물류센터 등에 이 회사 기술이 녹아 있다. 유통부문의 경우, 바코드 없이 수천, 수만 개 상품을 자동 분류하는 지능형 자동분류시스템이 대표적이다.

김영민 대표는 "올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국내·외 2차전지 및 유통 산업 부문을 통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며 "반도체 업황도 계속 좋아 수주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수주액은 작년(8041억원)을 현격하게 뛰어 넘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덕분에 2016년 전체의 10%선에 그쳤던 비(非)디스플레이 분야 수주는 지난해 70%선까지 높아졌다.

장비에 대한 전문지식(도메인 날리지)을 기반으로 제조 라인 전체를 턴키방식으로 자동화하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그는 "소수의 특정 공정장비를 자동화하는 기업은 많지만, 공정장비 및 물류 라인 전체를 스마트화할 수 있는 기업은 거의 없다"며 "도메인 날리지를 갖고 있느냐가 라인 전체의 성공적인 스마트화를 가르는 잣대가 된다"고 설명했다.

2차전지 등 다변화된 전방산업에서 수주가 늘어난 영향으로 SFA는 올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2017년(매출 1조9024억원·영업이익 2361억원)에 버금가는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예상치로 매출 1조8894억원, 영업이익 2224억원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메이드 인 코리아' 기술을 앞세워 스마트팩토리 패러다임을 확 바꿀 것"이라며 "글로벌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리더로 우뚝 서겠다"고 강조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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