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년 전 유럽이 감동한 '코레아의 신부' 전곡 초연

입력 2022-05-09 17:34   수정 2022-05-10 01:00

한경arte필하모닉이 125년 전 오스트리아 빈을 뜨겁게 달군 발레극 ‘코레아의 신부(Die Braut von Korea)’의 전곡 연주회를 엽니다. 한국경제신문사가 올해 한국과 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3대 문화 프로젝트’ 중 첫 번째 행사입니다.

‘코레아의 신부’는 청·일전쟁을 배경으로 조선 왕자와 양갓집 규수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작품입니다. 한경arte필하모닉은 이 작품의 음악을 오는 25일 오후 7시30분부터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125년 전 당시 그대로 재현합니다. 그동안 음악 일부를 발췌해 연주한 공연은 있었지만, 전곡을 되살리는 연주회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실제 발레공연 대신 한글·독일어 발레 대본과 빈 궁정오페라극장 초연 당시 출연진 사진과 무대 스케치, 풍경 등으로 구성한 영상이 음악과 함께 흐릅니다.

하인리히 레겔의 극본에 오스트리아 작곡가 요제프 바이어가 음악을 입히고, 빈궁정발레단 수석무용수 요제프 하스라이터가 춤을 짠 이 작품은 1897년 5월 빈 궁정오페라하우스에서 초연돼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당시 유럽 공연계를 주도한 이 극장에서 해당 시즌 최고 작품으로 선정됐고, 발레극으로는 이례적으로 5년간 장기 공연될 만큼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시기는 당대 최고 마에스트로인 구스타프 말러가 이 극장 예술감독으로 재직하며 전권을 휘두르던 때입니다. 까다롭게 레퍼토리를 선정하던 말러도 이 작품은 인정한 셈입니다.

‘코레아의 신부’는 오스트리아뿐 아니라 1899년 독일 함부르크시립극장에서도 14차례 무대에 올랐습니다.
한경arte필하모닉 초연 그대로 연주
김여진 빈심포니 부지휘자 내한…120분간 낭만주의 사운드 재현
일본을 배경으로 한 ‘나비부인’(1904)과 중국을 무대로 한 ‘투란도트’(1926)에 앞서 한국을 소재로 한 공연이 유럽 문화의 중심지에서 사랑받은 것입니다.

당시 언론과 평단은 ‘코레아의 신부’ 성공 요인으로 미지의 세계에 대한 유럽인들의 막연한 동경을 충족시키는 이국적인 소재, 화려한 무대장치와 의상, 뛰어난 안무와 음악을 꼽았습니다. 빈 일간지 아르바이터차이퉁은 초연 직후 리뷰에서 “이 작품의 성공은 작곡가 바이어 덕분”이라며 “낯선 화음과 리듬으로 토착적인 색깔을 보여줬을 뿐 아니라 흥겨운 왈츠와 자극적인 폴카로 관객들을 충격에 빠뜨렸다”고 극찬했습니다.

일간지 다스파터란트도 “유려한 낭만주의 사운드를 바탕으로 빈 스타일과 한국 스타일 사이를 우아하게 오간다”고 평했습니다. 음악평론가 테오도어 헬름은 “인형요정극에 어울릴 법한 석탑의 춤과 흥겨운 선율의 왈츠 등 아름다운 무용 악상으로 관객들을 만족시켰다”고 했습니다. 초연 당시 독일 베를린의 슐레징어 출판사가 극 중 왈츠곡 두 편을 출판했을 만큼 대중성도 인정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1901년 38회를 끝으로 명맥이 끊겼고, 악보와 무용보도 모두 사라져 대중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습니다. 문서로만 존재가 확인되다가 2012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한 음악출판사 창고에서 총악보(지휘자용 총보)가 발견되면서 다시 조명받기 시작했습니다.

한경arte필하모닉은 총 4막 9장으로 구성된 총악보를 초연 당시 오케스트라 편성(73인조) 그대로 연주합니다. 호른 7대, 트럼펫 6대, 트롬본 4대를 동원해 빈 궁정오페라하우스에 울려 퍼졌던 후기 낭만주의 사운드를 재현합니다.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김여진 빈심포니오케스트라 부지휘자가 내한해 지휘봉을 잡습니다. 총 연주 시간은 인터미션(15분)을 포함해 약 120분입니다.

약 120년 전 유럽에서 공연이 중단된 이후 최초로 완벽한 모습으로 되살아난 ‘코레아의 신부’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바랍니다.

주최:한국경제신문, 한경arte TV 주관:한경arte 필하모닉

후원: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주한 오스트리아 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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