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격 떨어지니…日 기업들 "집으로 돌아가자"

입력 2022-05-16 10:45   수정 2022-05-16 10:48


일본기업들이 해외에 구축한 생산기지를 본국으로 되돌리는 ‘리쇼어링’을 추진하자 도쿄제철도 주문량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저(低)현상이 지속되고 세계적인 공급망에 불확실성이 증대되자 안정적인 본국으로 돌아가는 기업들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도쿄제철을 비롯해 일본 제조업체들이 앞다퉈 리쇼어링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마무라 카요시 도쿄제철 전무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엔화의 가치가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고, 세계적으로 공급망이 붕괴하고 있다”며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위험도 증폭됐다. 이를 해결하려 생산기지를 일본으로 옮기는 리쇼어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 일본 기업들이 리쇼어링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무라 전무는 “자동차 부품업체부터 화장품, 가전제품까지 중국과 동남아에 진출했던 기업들이 속속 일본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엔저현상도 리쇼어링의 주요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 진출했던 일본 기업들이 돌아오며 도쿄제철의 수주량도 증가했다. 올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건설용 철강 주문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10% 증가했다. 이마무라 전무는 “이달 들어 건설용 철강 주문이 30건을 넘었다”며 “새로 공장을 지으려는 수요가 폭증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도 기업들을 끌어모으려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주요 부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에 건설비용을 지원해줬다. 리쇼어링을 하며 공장을 신축할 때 발생하는 단기적인 병목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였다. 지난해 11월 일본 정부는 7740억엔(약 7조 6466억원)규모의 반도체 투자 지원 정책을 시행했다.

개발도상국들의 인건비 상승도 리쇼어링의 요인 중 하나였다. 30여년 동안 일본 내 임금 수준은 대폭 증가하지 않았지만 동남아시아 지역의 임금은 같은 기간 3백 이상 뛰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리쇼어링 현상은 일본 정부에겐 반등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엔화 약세로 흔들렸던 일본에 제조기업이 속속 귀환하며 경제의 원동력이 될 거란 설명이다. 타케시 이리사와 타치바나증권 애널리스트는 “고령화된 인구 구조를 감안하면 생산효율을 더 높여야 장기적으로 승산이 있다”며 “원자력발전을 더 촉진해 일본의 제조 경쟁력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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