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배당에 물가 상승 압력을 헤지(위험 회피)하는 효과로 인기를 얻은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상품의 배당수익률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대출 만기가 늦고 임대료 전가가 수월한 리츠를 골라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리츠는 투자자 자금과 은행 대출 등으로 부동산에 투자한 뒤 임대수익과 시세 차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상품이다. 5~6%가량의 안정적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시세 변동 폭은 크지 않은 게 특징이다. 올 들어 증시가 혼조세를 보이면서 인기를 끌었다. 이지스레지던스리츠와 이리츠코크렙, 코람코더원리츠 등은 지난달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 금리 인상 여파로 국내 대출 금리도 뛰면서 이자 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프라임오피스’(연면적 3만3000㎡ 이상)급 빌딩에 대한 대출 금리는 저점이던 2021년 상반기 연 2.6~2.8%대에서 최근 연 4%까지 올랐다. 대출 만기가 다가와 리파이낸싱(기존 채무를 다른 기간과 이자율의 다른 채무로 대체)을 해야 하는 리츠의 경우 배당수익률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내년 상장을 앞둔 리츠들은 자금 조달 비용 증가로 부동산 자산 편입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장승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출 금리에 따른 영향은 결국 각 리츠의 신용등급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SK리츠처럼 대기업이 운영하는 상품이 비교적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리츠가 기초자산으로 지닌 부동산 성격에 따라 임대료 전가 여부도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주거용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리츠는 상업용 부동산보다 임대료 전가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출 금리가 1% 상승한다면 담보인정비율(LTV) 60%를 가정한 상황에서 임대료를 평균 13% 올려야 이자 비용을 상쇄할 수 있다”며 “연간 7%대 실질 임대료 인상이 이뤄지고 있는 오피스 시장이 임대료 전가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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