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투자 큰손’ 공제회는 왜 주식 전문 CIO를 뽑나 [이태호의 캐피털마켓 워치]

입력 2022-05-20 08:21  

이 기사는 05월 20일 08:2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요 공제회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대부분이 취임 전 대체투자 분야에서 충분한 실무 경험을 갖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투자 전문가 영입 필요성은 갈수록 커지는 추세지만, 실무 능력까지 갖춘 인력 품귀로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CIO의 짧은 임기까지 고려하면 장기 고수익 전략에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운용자산 5조원 이상 국내 6개 주요 공제회 CIO 약력을 보면, 투자총괄업무를 맡기 전에 대체투자 실무팀장으로서 경험을 쌓은 전문가는 박만수 한국교직원공제회 기금운용총괄이사와 박양래 과학기술인공제회 자산운용본부장 정도에 그친다.

둘 다 올해 내부 승진한 인물로 공제회 내 대체투자 부문의 위상을 반영했다. 교직원공제회의 박 이사는 대체투자부 부동산투자팀장, 대체투자부장 등을 역임한 뒤 올해 1월 약 50조원 규모 자산운용을 총괄하는 기금운용총괄이사로 영전했다. 약 9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과학기술인공제회 박양래 자산운용본부장은 앞서 부동산, 인프라 등에 투자하는 실물투자실장을 지냈다. 2018년부터 리스크관리센터장을 지내다가 지난달 승진했다.

반면 대한지방행정공제회(운용자산 약 19조원), 노란우산공제회(21조원), 군인공제회(14조원), 과학기술공제회(9조원), 경찰공제회(5조원) CIO는 주식이나 채권 운용 관련 실무 능력에서 뛰어난 전문성을 인정받아 외부 영입한 인물이다.

올해 2월 취임한 허장 행정공제회 사업이사의 경우 푸르덴셜자산운용(현 한화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출신으로 대표적인 주식 투자 전문가로 꼽힌다. 동부화재(현 DB손해보험)에서 투자사업을 총괄하면서 본격적으로 전문 영역을 넓혔다. 작년 10월 취임한 한종석 경찰공제회 금융투자이사도 주식 전문가로 통한다. 과거 메리츠자산운용 투자운용총괄(CIO), KTB자산운용(현 다올자산운용) 주식운용총괄을 맡았다.

이도윤 노란우산공제회 자산운용본부장은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자산운용 등을 거친 채권 베테랑이다. 대체투자는 2016년 10월 경찰공제회 금융투자이사를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접했다. 작년 5월 취임한 이상희 국인공제회 금융투자부문 이사는 국내 장기채권시장 큰손인 보험사에서 주로 근무했다. 삼성생명에서 미국 회사채 분석, 주식투자부장 등을 지냈고, 롯데손해보험으로 옮겨 자산운용총괄 상무를 맡았다.

공제회들은 대체투자 수요 확대에도 불구하고 관련 전문성을 갖춘 CIO급 인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국내 대체투자 시장은 외환위기 이후에야 싹트기 시작했고, 이후에도 장기간 금융투자업계의 변방 취급을 받았다.

시장 대비 낮은 CIO 급여도 걸림돌이다. 한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대체투자 시장 급성장과 부동산 관련 투자수익의 급증으로 대체투자 운용역의 급여 수준이 크게 뛰었다”며 “공제회 CIO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공제회인 교직원공제회의 기관장 연봉은 2021년 공시 기준 2억4000만원, 이사 연봉은 1억9000만원 수준이다.

2년 정도에 그치는 짧은 CIO 임기까지 감안할 때 우수한 대체투자 상품 편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체투자는 위험하다는 오해가 많은데, 공모 회사채를 크게 뛰어넘는 고수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자산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성과를 내려면 실패를 포함하는 다양한 투자 경험, 운용사들과의 오랜 신뢰 관계가 그만큼 중요한데 지금과 같은 CIO 체제로는 긴 안목으로 투자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감사원 감사 대상 7개 주요 공제회의 대체투자 비중은 작년 말 현재 단순평균 55.9%다. 회원들에게 3% 중후반대 수익을 되돌려줘야 하는 고비용 자금조달 구조 때문에 장기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대체투자를 확대해왔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에 따르면 작년 국내 상업용 부동산 거래금액은 47조원으로 2020년(41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기록을 썼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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