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엔 사람이 못 듣는 소리가 가득…사이렌오더의 비밀

입력 2022-05-18 02:38   수정 2022-05-27 16:40

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Geeks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집을 나섬과 동시에 스타벅스 원격 주문 서비스인 '사이렌오더'로 커피를 미리 주문해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주문할 음료를 선택하면 해당 음료를 픽업할 매장을 고르라는 메시지가 뜹니다. 현재 이용자 위치를 중심으로 가까운 곳에 있는 매장 리스트가 뜨고, 그 중 거리가 2km 이내인 매장을 선택해 주문할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 매장에 들어가서 주문을 하면 점포를 선택하는 과정이 없습니다. 앱이 이용자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해 어느 지점을 방문했는지까지 파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타벅스 앱은 어떻게 이용자의 위치를 이렇게 정확하게 파악한 것일까요. 비결은 얍컴퍼니의 '하이브리드 비콘' 기술에 있습니다.

2013년 설립된 얍컴퍼니는 하이브리드 비콘 기술을 기반으로하는 모바일 커머스·솔루션 기업입니다. 하이브리드 비콘은 블루투스와 고주파의 장점을 결합한 위치인식 기술입니다. 얍컴퍼니가 개발한 위치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사물인터넷(IoT)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얍모바일 김경훈 최고경영자(CEO)와 윤주노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얍모바일 본사에서 만났습니다.


얍컴퍼니의 하이브리드 비콘이 상용화된 건 2014년 스타벅스 사이렌오더에 해당 기술을 적용하면서부터입니다. 사이렌오더는 스타벅스 앱의 원격 주문 서비스로, 매장 계산대에 가지 않아도 음료를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하이브리드 비콘의 핵심은 초음파에 있습니다. 스타벅스 매장에는 초음파 단말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단말기에서는 18kHz 이상의 높은 비가청 주파수를 내보냅니다. 사람은 듣지 못하지만 점포는 초음파로 가득한 셈입니다.

단말기가 점포의 고유 주파수를 보내면, 스타벅스 앱에 설치된 얍컴퍼니의 소프트웨어가 해당 주파수를 인식하고 이용자가 방문한 매장을 구별합니다. 윤 CTO는 "초음파는 유리를 투과할 수 없어 이용자가 매장 밖에 있으면 블루투스로만 위치를 인식한다"며 "이 때문에 매장 밖에서는 정확한 점포명을 인식하지 못해 이용자가 점포를 직접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매장 안에 들어서면 매장 내 단말기의 초음파 신호를 통해 이용자가 어느 지점에 들어섰는지 정확히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초음파를 이용한 기술은 실내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한 기술입니다. 음파는 공기 진동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입니다. 윤 CTO는 "야외에서 바람이 세게 불면 마치 사람의 말소리가 안 들리는 것처럼 초음파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이 때문에 초음파는 환경적 영향을 덜 받는 실내에 적합한 기술"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얍컴퍼니의 하이브리드 비콘은 블루투스와 고주파 신호를 모두 이용해 위치를 인식하기 때문에 고주파 신호만 있다면 휴대전화의 블루투스 기능을 끄더라도 위치를 인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윤 CTO는 "휴대전화의 마이크를 통해 초음파를 인식하기 때문에 해당 부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위치 인식 역시 어려워진다"고 전했습니다.

이 기술은 외식업계는 물론, 공공서비스에서도 쓰이고 있습니다. 김 CEO는 "하이브리드 비콘 위치 인식 기술로 횡단보도 보행자를 구별할 수 있다"며 "횡단보도를 건너며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의 휴대전화 화면에 경고 화면을 띄워 안전한 스마트시티를 구축하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얍모바일은 타사 앱에 하이브리드 비콘을 적용해 기술료를 받는 것 외에 자체 개발 앱인 얍오더를 활성화해 수익 모델을 다각화할 예정입니다. 김 CEO는 "자체 스마트 오더 플랫폼인 얍오더를 통해 점주와 소비자, 사용자 편의성을 중점으로 한 외식 매장 주문 통합 서비스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앱에서는 주문·결제·배달대행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외식업 중개 플랫폼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CEO는 해외 진출 계획도 밝혔습니다. 그는 "필리핀 등 해외 IoT 인프라 기업과 제휴를 맺어 얍컴퍼니가 가진 위치 인식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으로 필리핀에서는 합작법인(JV)을 만들어 해당 법인에서 수익모델을 갖고 한국에는 기술 로열티를 주는 시스템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CEO는 위치 인식 기술의 전망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는 "물류 추적 시스템, 사회적 약자의 위험 감지 시스템, 자율주행 시스템 등 정밀한 위치 인식을 요구하는 분야는 많다"며 "이 기술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라 생각된다"고 전했습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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