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을 운용하는 김기백 한국투자신탁운용 펀드매니저의 투자전략은 ‘가치투자의 대가’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에게 ‘뿌리’를 두고 있다. 이 의장의 수제자인 엄덕기 전 한투운용 매니저에게 전략을 전수받아 자신만의 투자 스타일을 만들었다.
김 매니저는 자신의 상품을 ‘한국에서 가장 저평가된 펀드’라고 소개한다. 국내 중소형 펀드 25개의 8년치 주가수익비율(PER) 평균이 27.9배인데, 한국투자중소밸류펀드의 PER은 12배로 가장 낮기 때문이다. 25개 펀드 중에서 소형주와 가치주 비중도 압도적으로 높다.
그는 “연 200회 이상 진행하는 ‘노가다’ 수준의 탐방과 짧게는 한두 분기, 길게는 5년까지 기업을 분석한 후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시장에서 극심하게 소외된 시점에 담아 관심을 받기 시작할 때 매도하는 것이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팀에서 관리하는 중소형주 종목만 1000여 개에 달한다.
소형주를 70~100개까지 담아 종목별 편입 비중을 1~2%로 낮춘 것도 특징이다.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국내 중소형주 펀드 25개 중 표준편차가 가장 낮고, 샤프지수는 가장 높다. 변동성은 낮고 위험 대비 초과 수익은 높다는 의미다. 스몰캡 종목의 이해도가 높아 증권사 스몰캡 애널리스트들이 믿고 투자하는 펀드로도 유명하다.
김 매니저는 “최근 에너지 대란으로 세계적으로 에너지용 강관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해상 풍력 및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용 강관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며 “최근 주가가 급등했음에도 PER은 여전히 4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가장 많은 비중을 담고 있는 KSS해운도 마찬가지다. 액화석유가스(LPG) 운송에 특화한 이 회사는 지난 20년간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는 알짜 회사다. 수소 암모니아 운송에도 특화돼 있어 앞으로 ‘친환경주’로의 변신이 가능하다. 김 매니저는 “가치주에서 성장주로 전환하는 종목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들 종목은 때가 되면 5~10배 주가 상승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펀드도 성장주가 약진하던 2020년에는 3.8% 수익률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대신 지난해 22.8% 수익을 내며 코스피지수 대비 19.2%포인트 초과 수익을 달성했다. 금융위기 이후 2018년을 제외하고 한 번도 손실을 낸 적이 없다. 연평균 수익률은 9.4%에 달한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