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 '만찬와인'…朴땐 명품 조셉 펠프스, 文땐 한국 닮은 하트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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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5-19 16:47   수정 2022-05-20 02:23

한미정상 '만찬와인'…朴땐 명품 조셉 펠프스, 文땐 한국 닮은 하트포드

“빨리 와인잔을 가져와라. 내 그것으로 마음을 적시고 현명하게 말하는 방법을 배우리라.”

고대 그리스 희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의 말처럼, 그 시대부터 와인은 이지적 대화를 이끌어내는 매개체였다. 기원전 9세기부터 존재했던 고대 그리스의 향연인 심포지엄(Symposium)에선 와인이 빠지지 않았다. 심포지엄이 ‘함께 마신다’는 뜻의 그리스어 ‘심포지온(Symposion)’에서 유래된 것만 해도 알 수 있다.


와인과 함께하는 회담 문화는 지금까지 이어진다. 그동안 정상회담 만찬 테이블의 팽팽한 긴장감을 녹여준 것도 여지없이 와인이었다. 호기심 많은 와인 애호가들은 정상회담이 끝나 만찬에 쓰인 와인의 이름이 공개되기만 기다린다. 20일 방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스스로 ‘아이스크림 가이’라 부를 정도로 달콤한 음식을 즐긴다. 술은 멀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연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정상회담 와인잔엔 무엇이 채워질까.
역대 한·미 정상회담 오른 와인은?
와인은 ‘외교의 꽃’으로 불린다. 여러 이야기가 얽힌 와인은 회담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어주는 ‘아이스브레이커’의 역할을 한다. 와인 그 자체가 외교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경우도 있다. 정상회담 만찬에 올려지는 와인이 까다롭게 선정되는 이유다. 통상적으로는 자국 또는 귀빈의 국가에서 생산되는 와인이 채택된다. 국빈의 취향과 식습관, 건강 상태, 종교 등 세밀한 요건을 고려한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미국 최고 와이너리 중 한 곳으로 꼽히는 하트포드 와이너리의 하트포드 파 코스트 피노누아를 대접했다. 화이트 와인으로는 스톤 스트리트 에스테이트 빈야드 소비뇽블랑이 나왔다.

와인 전문가들은 이 두 와인이 한국과 비슷한 특징이 있다고 평가한다. 높은 산 계곡에서 양조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와인을 생산한다는 점, 짧은 와이너리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세계적 품질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룬 한국과 닮았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4년 청와대를 방문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회담했을 당시엔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서 생산된 조셉 펠프스 카베르네 소비뇽이 테이블에 올랐다.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갖추기 위해 미국 명품 와인의 상징인 조셉 펠프스의 와인을 선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의 청와대 만찬 와인으로 ‘황금 물결’이란 뜻의 온다 도로를 선택했다. ‘와인 전도사’로 알려진 이희상 전 동아원 회장이 소유한 미국 나파밸리 다나에스테이트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와인으로 유명세를 탔다.
대통령이 사랑한 미국 와인 ‘끌로 뒤 발’
끌로 뒤 발 카베르네 소비뇽은 와인을 좀 안다는 애호가들 사이에서 ‘대통령의 와인’이란 애칭으로 통한다. 역대 미국 대통령뿐 아니라 한국 대통령들도 수많은 공식 석상에서 즐겨 찾던 와인이다. 끌로 뒤 발은 1976년 파리에서 열린 와인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콧대 높은 프랑스 그랑크뤼를 모두 누르고 최고 순위에 오른 ‘파리의 심판’의 주인공이다. 이 와인은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만찬뿐 아니라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식,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식에도 올랐다.

오랜 역사를 가진 백악관 만찬 와인으로는 보리우 빈야드 나파밸리 카베르네소비뇽이 꼽힌다. 보리우 빈야드는 오랜 역사와 와인 제조 기술로 ‘나파 밸리 와인의 기준’이 돼 왔다. 지미 카터, 빌 클린턴, 버락 오마바까지 미국 역대 대통령 백악관 디너 와인으로 60년 넘게 선택된 것으로 전해진다.

‘와인 애호가’로 알려진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열대과일 향이 풍기는 화이트 와인, 캔달 잭슨 빈트너스 리저브 샤르도네를 즐겼다. 한국에서 3만원대 정도에 구입할 수 있는 캔달 잭슨은 지금까지도 ‘오바마의 와인’으로 불리며 인기를 얻고 있다.
‘술 트라우마’ 바이든 만찬주 들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상회담 만찬 때도 별났다. 2017년 한·미 정상회담 만찬에선 와인잔에 ‘검은색 음료’를 채워 건배했다. 그 음료의 정체는 콜라였다. 청와대가 건배주로 쌀로 빚은 청주인 ‘풍정사계 춘(春)’을 제안했지만 이를 고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43세의 나이에 알코올중독증으로 사망한 그의 형, 프레드 때문에 술을 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그는 2016년 공화당 대선 후보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트럼프 브랜드’를 내건 본인 소유 와이너리 와인을 홍보용으로 전시하는 기행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술에 트라우마가 있다. 부친이 알코올 중독에 빠져 고생한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술을 기피해왔다. 술을 꼭 마셔야 하는 자리라면 무알코올을 선택한다. 그는 술 대신 달콤한 디저트를 즐긴다. 미국의 한 요식업 전문 매체는 “바이든이 대선 출마 이후 아이스크림 구매 비용으로 1만달러를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전이 벌어질 만찬 테이블이 어떻게 꾸며질지 지켜보는 것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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