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임원들도 앞다퉈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건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서만 22명의 임원이 자사주를 매입했다. 삼성전자는 책임경영의 차원에서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정인국 케이카 사장도 지난 12일 자사주 1만주(약 2억5200만원)를 매입했고, 김진태 한샘 대표집행임원 역시 지난 11일 자사주 3000주(약 6000만원)를 매입했다. 지난달엔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도 자사주 1000주(4억2000만원)를 매입했다.
자사주 매입은 시장에 크게 두 가지 메세지를 던진다. 먼저 회사가 주가 부양의 의지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면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수를 그만큼 줄이기 때문에 한 주당 가치가 오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자사주 매입은 현재 주가가 충분히 낮다는 것을 시사하기도 한다. 기업과 해당 기업의 임원이 자기 돈을 들여서 회사의 주식을 살 때 주가 하락을 상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까닭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보면 주가는 결국 기업의 펀더멘털에 수렴하는 양상을 보인다. 셀트리온의 경우 올 들어서만 세 번, 총 2512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했다. 하지만 1월 자사주 매입을 한 이튿날 주가가 5% 올랐을 뿐, 이후 3개월 동안 주가는 13.37% 내렸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지난 2월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지만 이후 3개월 동안 주가는 23.42% 하락했다. 두 종목 모두 당장 실적이 부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보면 주가는 실적에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자사주 매입은 당장 주가를 받칠 뿐 아니라 더 크게 보면 기업이 주주가치제고를 신경쓴다는 방증인 만큼 실적도 좋고 자사주 매입도 적극적으로 하는 기업에 주목할 만 하다"고 설명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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