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사주 매입 전년 대비 2배…주가 방어 효자 '톡톡'

입력 2022-05-20 15:58   수정 2022-05-20 16:06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2배 늘었다. 주가 하락에 기업들이 주가 방어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기업 임원들도 책임경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악재가 겹친 시장 상황에서 자사주를 매입한 상장사의 경우 주가 방어 효과가 적지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다만 장기적으로 주가는 기업 체력(펀더멘털)에 수렴하는 만큼 선별해 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올해만 자사주 2.7조원 매입…임원도 적극적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9일까지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한 상장사(공시일 기준)는 총 172곳이다. 이들이 매입한 자사주 규모는 2조7301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자사주 매입 규모가 1조1678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2019년 같은 기간(1조1097억원)과 비교해도 큰 규모다. 최근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자사주 매입은 더 빠르게 늘고있다. 이달 들어 19일까지 상장사들은 총 3301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작년 동기(1225억원)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상장사 임원들도 앞다퉈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건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서만 22명의 임원이 자사주를 매입했다. 삼성전자는 책임경영의 차원에서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정인국 케이카 사장도 지난 12일 자사주 1만주(약 2억5200만원)를 매입했고, 김진태 한샘 대표집행임원 역시 지난 11일 자사주 3000주(약 6000만원)를 매입했다. 지난달엔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도 자사주 1000주(4억2000만원)를 매입했다.

자사주 매입은 시장에 크게 두 가지 메세지를 던진다. 먼저 회사가 주가 부양의 의지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면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수를 그만큼 줄이기 때문에 한 주당 가치가 오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자사주 매입은 현재 주가가 충분히 낮다는 것을 시사하기도 한다. 기업과 해당 기업의 임원이 자기 돈을 들여서 회사의 주식을 살 때 주가 하락을 상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까닭이다.
○약세장서 자사주매입 효과 톡톡
특히 약세장에서의 자사주 매입 효과는 톡톡하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등으로 인해 시장에 별 다른 호재가 없을 때 자사주 매입 발표는 비교적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 19일 348억원 규모의 자사주취득을 발표한 키움증권의 경우 이튿날인 20일 주가가 전거래일 대비 5.35% 상승해 마감했다. 당일 코스피지수가 1.81%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상승세다. 지난 18일 자사주매입을 발표한 대주전자재료도 이튿날인 19일 주가가 7.21% 상승한 데 이어 20일에도 3.31% 상승 마감했다. 신원 역시 지난 12일 자사주매입을 발표한 직후 13일 11% 상승해 장을 마쳤다.

다만 장기적으로 보면 주가는 결국 기업의 펀더멘털에 수렴하는 양상을 보인다. 셀트리온의 경우 올 들어서만 세 번, 총 2512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했다. 하지만 1월 자사주 매입을 한 이튿날 주가가 5% 올랐을 뿐, 이후 3개월 동안 주가는 13.37% 내렸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지난 2월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지만 이후 3개월 동안 주가는 23.42% 하락했다. 두 종목 모두 당장 실적이 부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보면 주가는 실적에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자사주 매입은 당장 주가를 받칠 뿐 아니라 더 크게 보면 기업이 주주가치제고를 신경쓴다는 방증인 만큼 실적도 좋고 자사주 매입도 적극적으로 하는 기업에 주목할 만 하다"고 설명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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