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는 22일 ‘2022 서울대학교 교육위원회 발표회’에서 내년 1학기 신입생 중 희망자 약 300명을 뽑아 관악캠퍼스에서 RC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2028년까지는 RC를 전면 도입할 수 있는 기숙사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관악캠퍼스의 노후한 기숙사 920~926동을 재건축해 학생 3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교육공간과 편의시설을 만든다.
향후 RC를 전면 도입할 때 어떤 학생을 대상으로 삼을지는 아직 논의 중이다. 신입생 중 희망자, 전체 학생 중 희망자, 신입생 전체 의무 입주, 특정 교육단위 학생 의무 입주 등 다양한 안이 거론되고 있다. 서울대는 지난 3월 학내 설문조사 결과를 고려해 신입생 중 희망자만 입주시키는 안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조사에는 전임교원 231명과 학부생 1112명이 참여해 교원 86.1%, 학부생 79.6%가 RC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서울대에서 RC를 처음 논의한 것은 2007년이지만, 학생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2016년을 마지막으로 논의가 사실상 중단됐다. 서울대는 2007년 3월 발표한 ‘서울대 장기발전계획 2007-2025’에서 세계 10위권 대학에 진입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RC 도입을 제시했다. 이후 시흥캠퍼스에 RC를 도입하려 했지만, 당시 재학생들이 “학생 사회 이원화와 대학의 기업화가 우려된다”며 격렬히 반대했다. 2013년 천막 농성에 이어 2016년에는 학생들이 6개월 가까이 대학본부를 점거하기도 했다.
그 결과 시흥캠퍼스에서 도입이 무산됐으나, 이후 관악캠퍼스에 RC를 도입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2018년 총장 선거 때 오세정 현 총장을 비롯해 대부분 후보가 관악캠퍼스에 RC를 도입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오 총장은 지난달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교생이 1학기 이상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RC를 내년 1학기에 시범 운영할 계획”이라며 “교수나 선배들이 짜놓은 세계에 바로 들어가기보다 다른 학생들과 더 많이 교류하고 토론해야 생각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고 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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