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서 마스크 벗자…성형외과 더 '북적'

입력 2022-05-22 17:58   수정 2022-05-23 08:27

지난 18일 오전 9시 서울 노원구의 한 소아과 의원. 코로나19 사태 후 변화에 대한 질문에 간호사는 한숨부터 내쉬며 “작년과 2020년엔 예년보다 70%가량 환자가 줄었다”며 “올해도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환자가 20% 정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날 오후에 방문한 서울 압구정동 모 성형외과 의원의 분위기는 달랐다. 전통적 비수기인 5월 주중 낮시간임에도 20~30대로 보이는 여성 10여 명이 대기실에 앉아 있었다. 의원 관계자는 “작년에도 성형 환자가 줄지 않았는데 거리두기가 풀리자 상담이 더 늘어났다”고 전했다.

민간병원 업계에도 코로나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성형외과와 소아과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성형외과의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지만, 소아과는 여전히 매출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대학·종합병원의 소아과 전공의 지원율이 급락하고 있어 필수 의료 공백을 방지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때도 성형외과 매출은 늘어
22일 현대카드에 따르면 지난달 3일부터 이달 7일까지 성형외과 결제 금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3%, 결제 건수는 23% 증가했다. 거리두기 해제 후 사회활동이 늘어나자 호황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성형외과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거리두기 기간에도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했다. 외국인들의 성형 수요는 급감했지만 마스크 쓰는 것을 기회로 삼아 성형을 하려는 고객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전국 성형외과 의원 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월 1445개에서 올해 2월 1610개로 11.4% 늘었다. 성형외과 수는 2018~2020년엔 4% 증가했지만 2020~2022년엔 8%나 늘어나는 등 증가세가 커졌다. 하나금융의 신용·체크카드 매출 분석 결과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이던 2020년 성형외과 매출은 오히려 전년 대비 10% 증가해 정신과와 함께 코로나 수혜 업종으로 꼽혔다.

반면 동네 소아과는 환자 감소에 따른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소아과의 진료 영역 대부분을 차지했던 게 감기 등 감염병 질환인데 어린이들이 생활방역 준수를 습관화하면서 환자 수가 급감했다. 2020년 소아과 내원 일수는 전년 대비 46.8% 감소했다. 저출산으로 위기를 겪는 산부인과(7.6%)보다 높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작년과 2020년은 물론이고 최근에도 환자가 늘지 않는다”며 “봄과 여름 사이 많이 발생하는 감염병인 수족구병 발병률도 예년보다 크게 줄었다”고 했다.
소아과 의료 공백 현실로
‘박리다매’로 매출을 유지하던 국내 소아과들은 차례차례 문을 닫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개업한 소아과 의원은 93곳인 반면 폐업한 의원은 120곳에 달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에 개원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은 103곳, 폐업한 의원은 154곳으로 집계를 시작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전체 의원 수가 감소했다.

대학·종합병원의 소아과 전공의 지원율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2019년 80%였던 전공의 지원율은 2020년 74%, 올해는 27.5%로 떨어졌다. 이른바 ‘빅5’라는 서울 대형 종합병원 5곳도 소아청소년과는 지원자가 정원보다 적다. 성형외과 지원율이 매년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전공의가 급속도로 줄어들자 소아 응급환자 치료에 애를 먹고 있는 종합병원이 늘고 있다. 광역시 상급병원 소아응급실 가운데 2년 연속 전공의를 받지 못한 곳이 상당수다.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관계자는 “의료보험 재정에 더해 필요시 특별예산과 지방예산 등을 활용한 소아과 지원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며 “일본, 프랑스 등도 지방재정을 투입해 수가를 2~3배가량 올려 소아청소년과 붕괴 위기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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