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만찬 빠질 뻔한 박의장…윤 대통령이 직접 불렀다

입력 2022-05-24 20:55   수정 2022-05-24 22:01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한·미 정상회담 만찬 초청 대상에 박병석 국회의장이 빠진 것을 직접 발견하고 초청한 일화를 24일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박 의장과 정진석 국회부의장, 김상희 국회부의장을 만났다. 21대 국회 전반기를 이끈 국회 의장단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대통령실로 초청한 것이다. 박 의장 임기는 오는 29일 끝난다.

이 자리에서는 박 의장이 지난 21일 정상회담 만찬 초청 대상에서 제외됐다가 윤 대통령이 이를 직접 발견하고 다시 초청한 일화가 공개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지난 21일 정상회담 만찬 당시 박 의장과 바이든 대통령이 함께 찍은 사진을 박 의장에게 건넸다. 그러자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대통령께서 우리 의장님 그 날 모시라고 안 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뻔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 정무수석의 말에 뒤이어 그날의 일화를 소개했다.

윤 대통령에 따르면 그는 21일 아침 한덕수 국무총리의 인준안이 가결된 것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화기 위해 박 의장에게 전화했다. 윤 대통령이 "어제 총리 인준 감사하다. 이따가 저녁에 뵙겠습니다"고 하자 박 의장이 "저는 (초청) 대상이 아닙니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국빈 만찬이 아니라서"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한이 '국빈 만찬'이 아닌 '공식 방문'이기 때문에 의전 관례 상 국회의장이 초청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이 정무수석이 박 의장에게 다시 직접 전화했고, 박 의장은 "저녁 약속도 있고 안 가는걸로 하겠다. 감사의 말씀만 전해달라"며 사양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외교부에게 박 의장이 초청 대상에서 제외된 것을 지적했고 결국 외교부 의전장이 직접 박 의장을 찾아가 만찬장으로 데려왔다고 한다.

앞서 윤 대통령과 박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과 나눈 대화를 공유하면서 웃음꽃을 피웠다.

박 의장에 따르면 그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상원 의원을 얼마나 하셨느냐"고 묻자 같은 자리에 있던 윤 대통령이 대신 "36년을 하고 부통령을 8년 했다"고 답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박 의장에게 "얼마나 (국회의원 생활을) 했느냐"고 질문했고 박 의장은 "22년째다"라고 답했다.

박 의장은 이같은 대화 내용을 전한 뒤 "저는 한국 국회에서는 제일 오래했는데 바이든 대통령이나 미국 기준으로 보면 아직 주니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도 바이든 대통령과 나눈 대화의 일부를 옮겼다. 윤 대통령이 "중학교 다닐 때 포드 대통령이 한국에 오셔 가지고 우리가 김포공항 도로변에 나가서 환영한 기억이 난다"고 하자 바이든 대통령이 "내가 포드 때부터 상원의원이었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29살에 상원의원에 당선됐지만 당시 30세가 돼야 상원의원이 될 수 있었던 미국 법에 따라 30살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상원활동을 했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회 시정연설 때 매고 갔던 하늘색 넥타이를 이날 다시 매고 의장단을 맞았다.



강인선 대통령 대변인은 회담 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과 박 의장단 간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박 의장은 "새 정부의 첫 총리인만큼 (인준안 의결을) 신중하게 했다"며 "이제는 여권이 화답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여야 협치를 존중해 주시면 좋겠다. 제일 중요한 건 국민통합, 격차해소, 신성장동력"이라고 한 박 의장은 "정치를 하면서 아무리 좋은 정책도 국민과 함께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윤 대통령이 꼭 성공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부의장은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때 오신 걸 보면서 국민들께서 이제 5.18 기념식과 관련해 여야 갈등이 없겠구나 생각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건 젠더 갈등이다. 대선 국면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고 불필요한 갈등이 있었는데, 선거 때와 대선 이후는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공직 인사에서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공직 후보자들을 검토하는데 그 중 여성이 있었다. 그 후보자의 평가가 다른 후보자들보다 약간 뒤졌는데, 한 참모가 여성이어서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게 누적돼 그럴 거라고 하더라"라며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제가 정치를 시작한지 얼마 안돼 시야가 좁아 그랬던 것 같은데 이제 더 크게 보도록 하겠다" 고 말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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