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첫 금감원장 놓고…檢·경제관료 '막판 경합'

입력 2022-05-25 17:50   수정 2022-05-26 10:07

지난 12일 사의를 밝힌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의 후임 인사를 놓고 설왕설래가 난무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양대 세력으로 꼽히는 검찰 라인과 경제·금융관료 라인 간 ‘물밑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어 관심을 끈다.

두 세력 간 갈등설은 유임 가능성이 점쳐지던 정 원장이 사표를 내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정 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검찰 라인에서 윤 대통령의 뜻이란 점을 내세워 강하게 압박한 때문이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정 원장의 사의가 알려진 직후 곧바로 검찰 출신 인사들의 하마평이 돌기 시작했다. 검찰 출신으로 첫 금감원 부원장보까지 지냈던 정연수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나 ‘윤석열 사단’의 막내 격인 이복현 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 이석환 법무법인 서정 대표변호사, 박순철 전 서울남부지검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검찰 라인에선 최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지시로 부활한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과 긴밀한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라임·옵티머스 사건’과 ‘루나 사태’ 등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검찰 출신 금감원장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반면 한덕수 국무총리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경제·금융관료 측에선 이병래 한국공인회계사회 부회장 등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관료 출신 인사를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단순히 사정기관이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의 리스크를 관리할 총괄 책임을 지고 있는 만큼 검찰 출신 금감원장은 위기 예방 및 사후 대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주장을 편다.

금융회사들도 사상 첫 검찰 출신 금감원장에 대해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금융소비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금융회사에 대한 검사 및 제재를 남발했던 윤석헌 전 원장의 악몽을 떠올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는 “금융회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한 윤 전 원장처럼 검찰 출신 금감원장이 ‘사정 드라이브’를 걸면 가뜩이나 시장 환경도 좋지 않은데 각 회사의 경영 활동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금감원은 금융위와 함께 금융위설치법에 따라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고 건전한 신용질서와 공정한 금융거래 관행을 확립하기 위해 설립됐다. 대통령실은 이 같은 취지를 달성하기 위한 적임자가 누구인지 신중하게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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