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1.75% '인상'…물가상승률 전망치 3.1%→4.5%

입력 2022-05-26 09:50   수정 2022-05-26 09:53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인상했다. 한국은행은 26일 금통위를 열고 5월 기준금리를 현행 1.75%로 인상했다. 지난 1월 기준금리를 1.25%로 올린 뒤 4월과 이번달 연속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이번 연속 인상은 2007년 7월과 8월(당시 콜금리)에 이어 14년 9개월 만이다. 이날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주재하는 첫 금통위다. 총재가 임명된 후 처음으로 참석하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리 인상을 결정한 배경으로는 가파른 물가 상승률이 꼽힌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8%로 급등했다.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심지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대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영향으로 항공·여행 등과 같은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돼서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의 수요, 공급 측면 뿐 아니라 기대인플레이션, 환율, 원자재 가격, 임금 등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소들은 대부분 물가의 추가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며 "연속 인상 단행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여기에 미국의 긴축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도 연속 금리인상을 결정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22년 만에 빅스텝을 진행하면서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0.25~0.5%에서 0.75~1.0%로 인상했다. 이에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1.0~1.25%포인트에서 0.5~0.75%포인트로 축소됐다.

금리차가 더 빠르게 좁혀질 가능성도 있다. 25일(현지시간) 공개된 5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의 참석자는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이 다음 두어 번 회의에서 적절할 것 같다"고 판단했다. 최소 두 번의 FOMC 회의에서도 빅스텝을 이어가겠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만약, 우리나라가 7월에 금리를 동결하고 미국이 6월과 7월 빅스텝을 단행하면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다. 한미 금리가 역전될 경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


이날 처음으로 간담회에 나서는 이 총재는 매파적인 기조를 드러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시장에선 연말 기준금리가 2.25%~2.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인상은 이미 예고된 부분으로 인상 효과는 떨어질 것이고, 지금은 경기 침체 우려를 시장이 반영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예상된 수준의 정책 결정은 시장으로 하여금 완화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기대인플레이션 제어와 효과적인 통화정책 결과를 위해선 의도적으로라도 매파적인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날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3%에서 2.7%로 하향 조정했고, 물가전망치는 3.1%에서 4.5%로 대폭 높였다.

최근 이창용 총재는 "국내도 빅스텝을 배제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빅스텝이 실현될 가능성 보다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빅스텝 현실화 여부는 5%대 물가를 각오해야 하는 상황에서 '배제할 수 없는 사안' 정도로 인식됐다"면서도 "물가가 중요해도 가계부채 건전성 같은 다른 요인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점에서 빅스텝 현실화는 신중할 것으로, 간담회에서도 총재는 "모든 가능성 측면에서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이지, 당장 대응해야 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밝힐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달에 이어 7월 금통위까지 3연속 금리 인상이 전망된다"며 "여전히 높은 물가 궤적이 예상되는 8월과 10월 중 추가 인상으로, 기준금리는 조기에 2.25%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어 "이후에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감안해 일정 수준의 금리차를 허용할 것으로 판단되며, Fed의 최종 정책금리 레벨이 3.0~3.5% 수준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기준금리도 최대 2.5%에서 인상 사이클이 마감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덧붙였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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