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스타트업 '감원 칼바람'…이달만 1만4000명 해고

입력 2022-05-26 15:14   수정 2022-05-27 01:56

세계 스타트업 업계에 정리해고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다. 각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 전쟁 탓에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자 스타트업들이 인건비 절감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전자상거래 결제 서비스업체 볼트가 직원 250여 명을 해고하기로 했다고 25일(현지시간)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볼트 전체 인력(약 900명)의 28% 수준이다. 마즈 쿠루빌라 볼트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기술 업계를 둘러싼 시장 상황이 변화하고 있다”며 이 같은 인력 감축 계획을 밝혔다.

2014년 설립된 볼트는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운영하는 소매업체를 대상으로 간편성을 높인 ‘원클릭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초 기업 가치는 110억달러(약 14조원)로 평가됐다. 최근 미국인 노동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시범 운영하던 ‘주 4일제’를 정식으로 도입했기 때문이다.

볼트가 인력 감축 카드를 꺼내든 것은 스타트업 투자 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최근 스타트업 투자 열기는 급속도로 식어가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지던 지난해와는 상반된 기류다. 볼트도 최근 투자 유치 계획을 접었다.

볼트는 지난달 결제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요 고객사로부터 소송을 당하는 등 사업 운영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블룸버그는 “볼트는 미국에서 몸값이 높은 스타트업 중 하나”라며 “이번 감원은 갑작스러운 소식”이라고 했다.

볼트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 스타트업의 구조조정 상황을 집계하는 레이오프에 따르면 이달 들어 해고된 스타트업 직원 수는 1만4708명에 달한다. 전달(3703명)보다 네 배 가까이 급증했다. 뉴욕타임스는 “인플레이션 악화, 금리 인상,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으로 투자자들이 신중해지면서 최근 몇 주 동안 투자 자금이 고갈되고 있다”며 “투자 의존도가 큰 스타트업들이 비용 절감에 나서는 이유”라고 보도했다.

유럽 스타트업 업계에도 칼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24일 유럽 스타트업 전문 매체 시프티드에 따르면 독일 식료품 배달 스타트업 고릴라는 최근 본사 직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320여 명을 해고했다. 고릴라는 지난해 10월 독일 배달업체 딜리버리히어로로부터 2억3500만달러(약 3000억원)를 투자받은 유망 기업이다.

이외에도 클라르나(스웨덴 핀테크 기업), 크리(스웨덴 원격의료 서비스 업체), 누리(독일 인터넷은행) 등이 고육지책으로 인력 감축에 나섰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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