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휩쓴 K무비···박찬욱 감독상·송강호 남우주연상 수상

입력 2022-05-29 04:50   수정 2022-05-29 06:04


박찬욱 감독이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배우 송강호도 영화 '브로커'로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아쉽게도 최고상인 황금종려상 수상은 불발됐지만, 한국 영화가 칸에서 경쟁 부문 본상을 두 개 이상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무비가 나란히 견고한 칸의 장벽을 뛰어넘으며, 세계적인 경쟁력을 증명해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현지시간) 칸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박 감독과 송강호는 함께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박 감독은 "코로나19 시대를 맞으면서 우리 인류가 국경을 높이 올릴 때도 있었지만 하나의 단일한 공포와 근심을 공유하기도 했다. 영화도 극장에 손님이 끊어지는 시대를 겪었지만 그만큼 극장이 얼마나 소중한 곳인지 깨닫는 계기가 했다. 우리가 이 질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영화인들도 영화관을 지키면서 영화를 영원히 지켜낼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송강호도 "너무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위대한 예술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수많은 영화 팬 여러분에게 이 영광을 바친다”고 소감을 밝혔다.

베니스, 베를린과 함께 ‘세계 3대 국제영화제’로 꼽히는 칸 국제영화제는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권위를 자랑한다. 2019년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올해 황금종려상은 스웨덴 출신의 감독 루벤 외스틀룬드의 '트라이앵글 오브 새드니스'가 차지했다.

한국 감독이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것은 '취화선'(2002)을 연출한 임권택 감독에 이어 두 번째다. 박 감독은 '헤어질 결심'으로 4번째로 칸에 진출했다. 그는 ‘칸느 박’이라고 불릴 정도로 칸 국제영화제의 사랑을 받는 감독으로 꼽힌다. 이전엔 심사위원대상(올드보이)과 심사위원상(박쥐)을 수상했다.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건 '아가씨' 이후 6년 만이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된다. 상영 직후엔 약 8분간 뜨거운 기립박수를 받았다.

외신들의 호평도 쏟아졌다. 칸 영화제를 대표하는 소식지인 스크린데일리에선 4.0 만점에 3.2점 최고점을 받았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박 감독을 영국 출신 감독이자 ‘서스펜스의 대가’인 앨프레드 히치콕 감독에 비유하며 “박찬욱 감독이 훌륭한 느와르 로맨스와 함께 칸에 돌아왔다. 감정적 대치, 줄거리의 교묘한 비틈, 반전에 이은 반전이 히치콕스럽다”고 했다. 할리우드리포터도 "정점에 오른 세계적인 거장, 그리고 두 배우의 뜨거운 조화”라고 호평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연출, 송강호·강동원·아이유(이지은) 출연의 ‘브로커'는 한·일 양국에서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베이비박스(키울 수 없는 아기를 두고 가는 장소)’를 소재로 삼았다. 송강호는 2006년 ‘괴물’ 이후 ‘밀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박쥐 ‘기생충’ ‘비상선언에 이어 이 작품으로 7번째 칸에 방문했다. 경쟁 부문에는 4차례 초청을 받았다. 지난해엔 시상식의 심사위원으로도 위촉됐다.

송강호는 '브로커'에서 버려진 아기들을 몰래 훔쳐다 아이가 필요한 부부에게 판매하는 브로커 상현 역을 연기했다. 피도 눈물도 없는 범죄자가 아닌 나름의 선과 양심을 지키는 인물이다. 그는 "고레에다 감독님의 작품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상현이라는 인물을 통해 감독님이 추구하는 작품 세계의 충실한 얼굴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국 배우가 칸에서 주연상을 받은 것은 두 번째다. 여우주연상은 배우 전도연이 2007년 ‘밀양’으로 한국인 최초 수상했다.

두 작품은 모두 CJ ENM이 투자·배급한 한국 영화로, K무비의 영토 확장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헤어질 결심’엔 중국 배우(탕웨이)가, ‘브로커’엔 일본 감독(고레에다 히로카즈)이 참여해 글로벌 프로젝트로 진행됐다.

지난 17일 개막한 제75회 칸국제영화제는 이날 폐막식을 끝으로 12일 여정을 마무리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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