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여름휴가 예약전쟁'…해외항공권·호캉스 판매 '폭증'

입력 2022-06-02 07:27   수정 2022-06-02 07:28

# 20대 직장인 박모씨는 회사 임직원 할인 혜택을 이용해 서울의 5성급 호텔로 친구들과 호캉스(호텔+바캉스)를 가려다 포기했다. 휴가철로 접어드는 7월에 이미 선점된 날짜를 피해 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씨는 "다음달 일정임에도 염두에 뒀던 날짜들이 이미 차 있더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 이달 휴가를 내고 미국 시카고에 사는 친구를 찾아가기로 한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항공권 비용을 당초 계획보다 2배 가까이 더 내야 했다. 이씨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전인 2019년에는 직항 왕복항공권을 항공사 공식 홈페이지에서 130만원대에 구입했는데 올해는 가격이 3배가량 뛰었다. 그나마 직항보다 50만원 정도 아낄 수 있어 샌프란시스코 경유 항공권을 택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린 후 맞는 첫 여름을 앞두고 이처럼 '예약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출입국 규제 완화와 함께 몇년 만의 해외여행에 나서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호캉스 등 국내 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도 상당수다.
해외항공권 가격 비싸다 비싸다 해도…예약 '폭증'

2일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지난달 해외 항공권 예약건수는 전월(4월)보다 74% 뛰었다.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해 5월에 비해서는 1533.7% 폭증했다.

일본 정부가 오는 10일부터 해외 관광객에게 빗장을 풀기로 하면서 일본 항공권 예약건수가 전월보다 289.7% 치솟았다. 인기 여름 휴양지인 동남아 지역 항공권 예약도 135% 뛰었다. 해외 입국 시 7일 자가격리가 면제된 지난 3월부터 꾸준히 예약이 증가한 대양주(증가율 132%)와 미주(22.9%), 유럽(22.2%) 역시 전월보다 예약건수가 늘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여행 소비심리와 국제선 항공권 물가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년 넘게 가지 못한 해외여행에 대한 보상심리가 이연소비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최근 몇 달간 홈쇼핑에서 선보인 해외여행 패키지 방송에선 한 시간 만에 100억원어치가 넘는 주문이 접수되는 사례가 줄을 잇기도 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증했지만 여객 공급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하면서 항공권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할인 항공권이 줄어든 데다 국제유가 강세에 유류할증료 부담까지 더해진 탓이다.
해외가 불안하면 호캉스…7월 예약 두달 전부터 꽉 찼다

국내 여행 수요도 만만치 않다. 해외의 코로나19 상황이 염려되거나 고가의 항공권이 품귀현상까지 빚으면서 해외 여행 대신 호캉스 등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아서다.

서울 지역 특급호텔 호캉스 예약은 코로나19로 반사이익을 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늘어났다. 여행플랫폼 '여기어때'에서 지난달(1~24일 기준) 서울 지역 5성급 호텔 7월 투숙 예약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5배 급증했다. 소비자들이 작년보다도 발 빠르게 7월 투숙물량 선점에 나섰다. 인터파크투어에서도 지난달 서울 지역 5성급 호텔 예약 건수가 54% 증가했다.

서울뿐 아니라 부산, 제주 등 여름 인기 휴가지 5성급 호텔도 상황이 비슷하다. 조선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제주와 부산 소재 호텔의 경우 6월 투숙률이 각각 80%, 70% 수준에 달한다. 7월도 주말뿐 아니라 평일 예약이 빠르게 차고 있다. 7월에 가까워질수록 객실 예약률이 점점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워터파크 등 코로나19 시대 어려움을 겪은 수상레저시설을 찾는 수요도 최근 늘어나고 있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 티몬에서 지난달 워터파크와 수상레저시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배, 4배 급증했다.

티몬 측은 "거리두기 해제 후 처음 맞이하는 휴가철인 만큼 올 여름 바다나 워터파크 등을 찾는 휴가족이 급증할 전망"이라며 "시설 재개장과 함께 휴가철 수요가 몰리면서 당분간 (관련 매출)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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