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의 막강한 힘을 눈치챈 것은 마크 저커버그만이 아니었다. 벨 전화회사의 두 번째 CEO였던 시어도어 베일은 1908년 연말 결산 보고서에서 네트워크 연결의 경제적 힘을 소개했다. 보고서를 통해 그는 “전화선의 반대쪽 끝에 다른 전화기가 연결되지 않는다면 전화기는 과학도구나 심지어 장난감도 되지 못한다. 전화기의 가치는 연결과 그 연결의 증가에 있다”고 설명했다.베일의 설명은 디지털 경쟁과 플랫폼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네트워크 효과’와 정확히 통한다. 네트워크 효과란 제품이나 시장의 가치는 이에 연결된 사람이 많을수록 올라간다는 것이다. 시난 아랄은 그의 책 《하이프 머신》을 통해 네트워크 효과를 중력에 비유한다. 한 네트워크에 모이는 사람의 수는 ‘질량’과 같고, 사람이 많아져 질량이 커지면 ‘중력’ 또한 커진다는 것이다. 중력이 커지면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는 흡입력이 강해져 고객들이 현재 궤도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다. 직간접 측면으로 주로 정의되는 네트워크 효과에서 가장 알려지지 않은 부분은 ‘로컬 네트워크 효과’다. 이는 가치가 네트워크 내 연결의 지리적 인접성에 비례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서울에 사는 새로운 사용자 한 명이 SNS에 가입한다면, 이로 인해 서울에 사는 사용자들의 서비스는 향상되지만, 창원에 사는 사용자들의 서비스 질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한다. 로컬 네트워크 효과는 지리적 인접성 외에 사회적 인접성에도 영향을 받는다. 한 제품의 사용자들이 네트워크 내 다른 소수 사용자, 즉 자신과 ‘연결된’ 다른 사람들에게 직접 영향을 받을 때 그 제품은 로컬 네트워크 효과를 나타내게 된다.
오늘날 플랫폼 기업의 불공정성과 규제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네트워크 효과의 다양한 특성을 고려할 때 플랫폼의 경쟁우위가 네트워크 효과의 어떤 측면으로 가능했는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효과의 양면성이 작동할 수 있는 시장환경 조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사용자 공감이 플랫폼의 빠른 성장 혹은 도태로 이어질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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