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을 뒤흔드는 M&A 잇따라[딜리뷰]

입력 2022-06-12 21:00   수정 2022-06-13 16:37

이 기사는 06월 12일 21:0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햄버거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 바로 맥도날드죠. 가장 유명하고 가장 많은 국가에 진출한 대중적인 햄버거 브랜드. 그런데 프랜차이즈 시장이 예전같지 않아서 버거킹, KFC에 이어 한국 맥도날드까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패스트푸드 시장의 판을 뒤흔들 수 있는 딜이 한꺼번에 진행 중인 셈입니다. 1조가 넘는 '빅딜'로 관심을 모았던 PI첨단소재는 베어링PEA 품에 들어갔고, SKC가 폴리에스터(PET)필름 사업을 한앤컴퍼니에 1조6000억원을 받고 매각하는 등 '빅딜'이 판을 바꾸고 있습니다.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사장의 증언으로 한앤코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간의 소송도 제2막에 접어들었죠. 지난 2주 간의 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1. 한국 맥도날드는 누구 품으로?

'햄버거의 제왕' 격인 맥도날드도 코로나19 직격탄은 피해갈 수 없었나 봅니다. 유창재 기자, 차준호 기자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맥도날드 미국 본사가 최근 미래에셋증권을 매각자문사로 선정하고 한국 맥도날드 사업을 양수할 파트너를 물색 중이라고 합니다. 앞서 2016년 매일유업-칼라일 컨소시엄과 한 번 협상을 벌이다가 거래가 무산된 적이 있었죠. 매각 대상 지분은 미국 본사가 보유하고 있는 100%입니다.

한국 맥도날드가 매물로 등장하면서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도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지난해 말부터 버거킹의 한국 및 일본 사업권을 매각하기 위해 골드만삭스를 자문사로 선정했습니다. KFC를 보유하고 있는 KG그룹도 올 초 삼정KPMG를 매각자문사로 선정했죠. 햄버거 '빅3'가 모두 시장에 나와있는 셈입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코로나19 타격, 매장 수 감소 및 실적 하락 등의 악재가 존재하기 때문에 한국 맥도날드가 매력적이려면 미국 본사가 매수인에게 사업 재량권을 상당 부분 줘야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신메뉴 개발, 고용 등 현재는 경영상의 중요한 결정을 모두 본사와 협의해야 한다고 합니다. 과연 미국 본사가 한국 시장에 맞는 신제품 개발 등 중요한 결정의 권한을 새 사업자에게 줄지, 그리고 얼마에 팔릴지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2. 글로벌 1위 PI 필름 제조사 품에 안은 베어링PEA

1조를 넘는 '빅딜'로 IB업계의 관심을 받았던 PI첨단소재의 새 주인 자리는 베어링PEA가 차지했습니다. 김채연 기자의 단독보도에 따르면, 홍콩에 본사를 두고 아시아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베어링PEA가 글랜우드PE로부터 PI첨단소재의 지분 54.06%를 1조2750억원에 인수키로 계약을 맺었습니다.

눈길을 끄는 건 이 딜에 뛰어든 경쟁사들이 쟁쟁했다는 점입니다. PI첨단소재의 본입찰에는 베어링PEA 외에도 롯데케미칼, KCC글라스, 프랑스 소재기업 알케마 등이 참여했다고 합니다. 이들을 제친 베어링PEA의 성공 배경에 관심이 쏠린 이유인데요, 사실 베어링PEA와 글랜우드PE는 2016년 한라시멘트 지분을 공동인수하면서 인연을 맺은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김 기자의 취재에 따르면, 당시 한라시멘트 지분 99.7%를 6300억원에 공동인수했는데 글랜우드PE가 4000억원을, 베어링PEA가 1800억원을 댔다고 합니다. 이듬해 베어링PEA가 글랜우드PE의 지분까지 다 인수하면서 경영권을 확보했고요. 이같은 투자 스토리 덕분에 글랜우드PE는 베어링PEA의 성공적인 투자전략, 경험 등에 점수를 더 줄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글로벌 1위 폴리이미드(PI) 필름 제조기업인 PI첨단소재의 매각으로 향후 PI 시장의 판도는 어떻게 달라질지, 여전히 1위 자리를 공고히 하면서 실적이 더 올라갈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글랜우드PE는 2019년 6070억원에 사들였던 PI첨단소재 지분을 약 3년 만에 1조2750억원에 팔았으니 매우 성공적인 투자를 한 셈입니다. 이제 관건은 베어링PEA가 성공적으로 회사를 밸류업시키는 거겠죠.

3. 함춘승 사장 증언으로 불리해진 홍원식 회장
한앤컴퍼니-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주식매매계약(SPA) 이행에 관한 소송이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사장의 증언을 계기로 2막에 접어들었습니다. 홍 회장측이 그동안 주장해온 모든 이슈에 대해 함 사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한앤컴퍼니에 힘을 실어준 것인데요, 지난 7일 함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본안소송에서는 △김앤장의 '쌍방대리'를 홍 회장이 알고 있었는지 △백미당을 매각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애초 계약 조건이었는지 △홍 회장 일가에 대한 고문료 지급 등도 조건에 포함됐는지 △홍 회장측이 증거로 제출한 주식매매계약서 별도 합의서는 신빙성이 있는지 △홍 회장의 계약 조건을 한앤컴퍼니가 들어주지 않아서 딜이 깨졌다는 주장은 사실인지 등에 대해 장장 4시간여에 걸쳐 증인신문이 이어졌습니다.


이날 증인신문에서 나온 함 사장의 발언에 대해선 당시에 이미 기사화했지만 다시 핵심 쟁점을 정리하자면, 첫째 "홍 회장에게 여러 차례 '상대측도 김앤장을 선임했다'는 사실을 전달해서 홍 회장이 이를 알고 있었다"고 함 사장이 증언했습니다. 즉 "홍 회장이 쌍방대리를 몰랐기 때문에 이 계약은 무효"라는 홍 회장측 주장과 정반대되는 발언을 한 것입니다. 물론 쌍방대리 자체가 M&A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한앤컴퍼니측 입장이지만, 쌍방대리를 홍 회장이 알고 있었다면 이런 공방 자체가 불필요하게 되는 셈입니다.

민법 124조에 따르면 '대리인 본인의 허락이 없으면 본인을 위하여 자기와 법률행위를 하거나 동일한 법률행위에 관하여 당사자쌍방을 대리하지 못한다"고 명시돼있습니다. 대표적 예가 부동산 입찰인데요, 부동산 입찰시 동일 물건에 대해 이해관계가 다른 2인 이상의 대리인이 대리를 맡을 경우 그 입찰은 무효가 된다고 합니다. 민법에서 예외적으로 쌍방대리를 허용하는 경우는 1) 본인이 미리 쌍방대리를 허용한 경우 2) 채무의 이행에 관한 경우라고 합니다. 즉 홍 회장이 계약 전에 이미 한앤코도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법률자문사로 선정한 것을 알고 있었더라면 1)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쌍방대리에서 또 한 가지 짚고넘어가야 할 점은 M&A는 통상적으로 법률 '자문'을 맡는 것으로, '대리' 행위를 한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IB업계 관계자들은 "M&A는 매각 자문, 법률 자문을 맡는 것으로 지금까지 다수의 쌍방대리 사례가 있었지만 한 번도 문제가 된 적이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매수인과 매도인이 동일 법률사무소 또는 로펌이었던 경우는 여럿 있었습니다. 2016년 아쿠쉬네트(세종), 비케이알(태평양), 2018년 한라엔컴(세종), 2019년 대성산업가스(김앤장), 애큐온캐피탈(김앤장), 지오영코포레이션(김앤장), 화성코스메틱(김앤장), 2020년 사우스스프링스(김앤장), 코엔텍(김앤장), 2021년 현대카드(김앤장), 두산공작기계(김앤장), 해양에너지(김앤장),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김앤장) 등 수십 개의 선례가 있죠. "M&A에서 '자문'을 '대리'라고 문제 삼는 것은 M&A 자문을 전혀 하지 않고 송무만 전문으로 하는 로펌인 LKB앤파트너스(홍 회장측 소송 대리)다운 일"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 그리고 쌍방대리를 굳이 문제삼는다고 하더라도 '동일인'이 양쪽 자문을 맡아야 쌍방대리라고 할 수 있는데 김앤장에서도 각기 다른 변호사가 양측의 자문을 따로 맡았기 때문에 면밀하게 따지고 들자면 쌍방대리라고 볼 수 없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그렇다면 두 번째 이슈 '백미당'은 어떨까요. 함 사장의 증언은 아주 길었고 같은 이슈에 대해서도 원고측, 피고측 변호사의 질문에 여러 차례 답하면서 비슷한 증언이 여러 차례 나왔는데요, 요약하자면 "SPA를 체결한 지난해 5월27일 이전에 홍 회장이 백미당 협상은 '필요 없다'고 말해서 더 이상 논의하지도 않았고 계약에 반영하지도 않았다"는 것입니다.

협상을 시작한 2021년 5월 10일 즈음에는 홍 회장의 아내인 이운경 씨가 애착을 갖고 있는 백미당 사업부를 제외하고 매각을 진행하자는 얘기가 있긴 했지만, 함 사장의 증언에 따르면 "계약 전에 저도 찝찝해서 '회장님 백미당은 어떻게 하시겠어요 사시려면 가격을 제시하시든지 인수 가격에서 빼서 계약을 하시든지 구체적인 걸 제시해주셔야 될 것 같은데 이걸 하시려면요'라고 문자를 보냈는데 답이 없어서 전화 통화를 한 결과 홍 회장께서는 '일단 (백미당이) 적자가 나는 부서이고 아내가 이거를 맡아서 할 수 있는 경험과 능력이 있는지 자신이 없다'며 "'백미당은 필요 없다'고 제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LKB앤파트너스가 재차 "계약 체결 전에는 홍 회장이 백미당을 포기했다가 계약 체결 후에 갑자기 백미당을 이야기했다는 것이냐"고 물었지만 함 사장은 "맞다"고 단호하게 답했죠. 이 증언이 사실이라면 그동안 홍 회장측이 주장해왔던 "백미당을 주겠다는 계약 조건을 한앤컴퍼니가 어겨서 딜이 어그러졌다"는 건 거짓이라는 얘기입니다. 진실은 하나일 테니 말이죠.


세 번째, 고문료와 관련해선 당일에 아주 재미있는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 7일 오후 2시에 증인 신문이 예정돼있었는데 바로 직전에 LKB앤파트너스가 원고인 화우와 협의가 되지 않은 새로운 증거를 급하게 제출한 건데요, 이름하여 '주식매매계약서 별도 합의서'라는 거였습니다. 재밌는 건 합의서라는 서류 형태로 제출된 게 아니라 이 합의서라는 종이를 찍은 사진 파일을 제출했다는 건데요, 중요한 건 홍 회장 측도, 한앤컴퍼니 측도 이 문서에 사인이나 도장 등의 날인을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에 함 사장도 "계약 체결할 때 저런 계약한 적 없다"며 "처음 본다, 전혀 모르는 내용이다"라고 발언했습니다.

중요한 건 이 합의서에 담긴 내용인데요, 이 문서에는 "홍 회장은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을 재매각할 때까지 고문계약을 통해 사무실(남양유업 15층) 사용 및 차량과 기사, 복지를 제공하며 추후 남양유업 재매각시 우선협상권을 부여한다"고 적혀있었습니다. 또 홍 회장의 아내인 이운경과 두 아들(홍진석 홍범석)에 대해서는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을 재매각할 때까지 현재 직급 및 직책, 복지 및 처우는 유지한다. 단, 이운경은 현재 전무의 직급으로 외식사업부를 총괄하고 있으나, 전무 직급은 변동가능함"이라고 기재돼있었죠. 재밌는 건 홍 회장에게 '추후 남양유업 재매각시 우선협상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인데요, 한앤컴퍼니가 이런 조건을 달아서 당시 주가의 2배가 넘는 금액을 주고 경영권을 인수했을 리가 만무하다는 게 IB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입니다. 그리고 함 사장의 증언에 따르면 "홍 회장은 주당 82만원으로 딜 가격을 확정한 뒤에 매우 기뻐하면서 한앤컴퍼니가 도망가지 못하게 계약서 작성 확실하게 서두르라고 했다"는데, 그렇게 기쁘게 지분을 빨리 매각하고 싶어했으면서 추후 재매각시 한앤컴퍼니로부터 그 지분을 다시 사오는 우선협상권까지 생각할 여유가 과연 있었을까요? 아니, 다 차치하고, 날인이 되지 않은 문서가 증거 효력이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만약 이 문서가 '실존'하고 '효력'이 있다면 왜 그동안의 가처분 소송에선 이를 증거로 제출하지 않아 계속 한앤코한테 졌던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아무튼, 이런 주장들은 홍 회장과 홍 회장 일가의 고문을 둘러싼 논쟁인데요, 함 사장의 증언에 따르면 "홍 회장과 아내 이운경을 고문으로 위촉하되 홍 회장의 고문료는 0원으로 한다"는 내용의 '고문위촉제안서'를 계약 당시에 작성한 건 맞다고 합니다. 다만 0원의 고문료에 주목해야 하는데요, 함 사장은 "홍 회장도 현재와 같은(오너리스크로 여론이 나쁜) 상황에서 본인이 고문료를 받는 것은 회사 안팎에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발언했습니다.

그런데 LKB앤파트너스는 올해 1월 13일 열린 2차 변론기일에서 "백미당 분사 및 임원 대우 약속을 한 것의 경제적 가치가 최소 연간 30억원이기 때문에 8년 이상 계산하면 최소 300억원 가치로 이는 홍 회장에게 아주 중요한 이슈였지만 계약서에 반영이 안 됐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찾아봤더니 홍 회장은 지난해 15억590만여원의 연봉을 받아갔습니다. 남양유업 이사와 감사 총 9명의 평균 보수액(2억5610만여원)보다 5.88배 많은 금액입니다. '백미당 분사 및 임원 대우 약속을 한 것의 경제적 가치가 최소 연간 30억원'이라는 LKB앤파트너스측 주장이 사실이라면 홍 회장의 연봉 대략 15억을 빼고 나머지 15억원이 백미당 사업의 가치라는 것일텐데요, 적자를 내는 백미당이 15억원의 가치가 있다는 의미였던 걸까요? 그리고 지난해 보통주는 주당 1000원씩, 우선주는 주당 1050원씩 배당을 했던 남양유업이 734억원의 영업손실과 59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도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고문 계약 기간. 함 사장의 증언에 따르면 "홍 회장과 한앤컴퍼니가 애초 합의한 고문위촉제안서에 따르면 '홍 회장의 고문기간은 5년 또는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을 재매각하는 시점 둘 중에 빠른 기간으로 한다'고 돼있었지만 계약 당일인 5월 27일 아침에 홍 회장이 전화를 해서 '그건 안되겠다 고문 계약은 5년 이런 거 없이 한앤코가 남양유업을 매각할 때까지 내가 해야되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에 함 사장은 "회장님 그럼 20년 동안 한앤코가 안 팔면 20년 동안 고문하셔야 하는데요 하고 말했는데 홍 회장이 '그럼 그렇게 해야지'라고 말했다"고 발언했습니다.

또 한 가지 재밌는 건 홍 회장측이 일관되게 주장해온, 그리고 홍 회장이 지난해 주총장에 나타나지 않은 이유로 거론한 "한앤컴퍼니와 (계약 조건 합의 등) 거래를 종결할 준비가 미비한 상태였다"는 이슈인데요, 이에 대해 함 사장의 증언을 종합해보면 "홍 회장이 5월27일 SPA 체결을 불과 2~3일 앞둔 상황에서 수차례 계약금액을 계속 올려 요구했고 이를 한앤컴퍼니가 다 수용해서 계약을 체결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함 사장의 발언을 자세히 옮기자면 "처음 매각 논의를 시작할 땐 '주당 70만원에 백미당 제외를 논의'하는 것을 한앤코측이 구두로 제시했다, 하지만 홍 회장은 이를 거절하고 역으로 주당 75만원을 제시했고 한앤코는 이 조건을 수락했다, 그 후에 홍 회장은 다시 주당 76.7만원으로 매각가를 65억원 올려달라고 했다가 또 77.1만원으로 80억원 올리고 결국 주당 82만원으로 410억을 더 올려달라는 것을 한앤코가 다 수용해서 결국 SPA 계약을 맺은 것이다"입니다.

그리고 홍 회장의 입장이 바뀐 결정적 이유가 "너무 싸게 팔았다는 주변인들의 반응 때문이었다"는 것도 함 사장의 증언에서 등장한 이슈였습니다. 함 사장은 "주당 82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5월29일 이후 홍 회장은 경쟁사들로부터 '내가 더 드릴 수 있었는데 왜 싸게 파셨냐'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했습니다. 이에 함 사장은 "이미 홍 회장에게 '계약 체결 사실이 알려지만 여기저기서 전화가 많이 올 거다, 원래 그렇다'고 계약 전부터 여러 차례 말씀드렸다"고도 했습니다. "매우 기뻐하면서 (함 사장에게) 최고급 와인을 보내주겠다"고 했던 홍 회장이 "전화 여러 통을 받은 뒤 '너무 싸게 팔았다'고 생각하게 됐다"는 겁니다.

결론. 이날의 함 사장 증언이 사실이라는 전제 하에(함 사장에게 따로 물었지만 정말 가슴에 손을 얹고 있었던 사실만을 그대로 발언했다고 합니다, 법정에선 당연히 진실만을 말해야 하는 겁니다만) 홍 회장이 매우 불리한 상황인 건 분명해보입니다. 까다롭고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소송을 주로 맡아왔던 LKB앤파트너스가 이번 난관은 어떻게 헤쳐나갈지, 오는 21일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인 홍 회장은 과연 법정에 나타날 것인지, 출석한다면 과연 어떤 증언을 할 것인지 궁금한 게 더 많아졌습니다. M&A 전문가인 한 취재원은 "이번 소송이 끝난 뒤 한앤컴퍼니가 홍 회장에게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다 하더라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모든 진실은 시간이 지나면 명료하게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되겠지요.

4. 1조6000억원에 SKC PET필름사업 인수하는 한앤컴퍼니

SKC가 폴리에스터(PET) 필름사업을 한앤컴퍼니에 매각키로 했다는 소식도 지난 2주 간의 딜 중 '핫'한 뉴스로 꼽을 수 있습니다. 김채연 기자, 남정민 기자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SKC의 PET 필름사업의 매각 금액은 약 1조6000억원 수준으로 최근 딜 중 가장 '빅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SKC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려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 필름 사업을 넘기는 선제적 구조조정의 의미라고 하는데요, 필름 사업이 SKC의 모태인데도 이같은 결정을 단호하게 했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그만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라는 절실함이 깔려있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한앤컴퍼니가 이 사업을 1조6000억원을 주고 사기로 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는데요, 필름 소재 사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사업군은 아니지만 안정적으로 유지가 되는 점, 향후 정보기술(IT)분야와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에 더 많은 필름 수요가 생길 것이라는 점 등에 주목했다고 합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의 SPA 이행 소송 때문에 약 3000억원의 돈과 시간, 인력 등이 묶여 손해를 보고 있는 한앤컴퍼니가 '빅딜'을 따냄으로서 앞으로 어떻게 투자 성과를 낼 지도 관심이 가는 대목입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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