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스타트업의 부상이 개발자 위상을 변화시켰다.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 ‘성공 신화’가 터져 나오며 개발자들을 흡수했다. 컴퓨터공학 전공자는 부족해졌고, 비전공자가 개발자로 전직하는 경우는 흔해졌다. 하지만 덮어놓고 개발자로 나선다고 해서 성공 기회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개발자에게 필요한 무기는 무엇이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한국경제신문의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Geeks)가 매출 100억원 이상인 코딩 교육 스타트업의 대표 3인방(김인기 코드스테이츠 대표, 이범규 팀스파르타 대표, 김재원 엘리스 대표)을 만나 얘기를 들었다. 이들은 앞다퉈 개발자의 길로 나서는 최근 세태에 경고음을 보냈다. “직무별 최소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개발 일선에 뛰어드는 것은 외려 경력에 독”이라고 했다.
HTML·CSS·자바스크립트(JS)는 필수 기본기로 꼽았다. 사용자 화면의 기본 뼈대를 구성하는 컴퓨터 언어들로 하나라도 빠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글의 색상과 크기, 웹페이지 내 동작까지 구현할 수 있다. 라이브러리(프로그램 개발 도구)나 프레임워크(프로그램 틀 구성법)도 필요하다. 프론트엔드 라이브러리 ‘리엑트(React)’, 자바스크립트에 타입(Type)을 추가한 확장판(Superset) ‘타입스크립트’, 리엑트 프레임워크 ‘Next·js’는 그가 꼽은 최신 기술들이다. 코드 작성을 돕고, 에러 발견이나 웹 서비스 검색 노출을 돕는 역할을 한다.
서버를 개발할 컴퓨터 언어는 한 가지를 깊게 공부할 것을 주문했다. “‘노드JS’나 ‘JAVA’ 중 하나를 선택하고 데이터베이스(DB) 설계까지 해낸다면 기본은 갖춘다”며 “4개월이면 충분하니 겁을 먹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Numpy(넘파이)’ ‘Scipy(싸이파이)’ 와 같은 파이선 라이브러리 기술은 그가 강조한 데이터 엔지니어의 무기다. 고성능 수치 계산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SQL’ ‘몽고DB’ 등 데이터가 메모리에 저장되는 방식도 두루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운영체제(OS), 자료구조 등 컴퓨터공학 기본 지식과 선형대수학 및 통계 등 수학 지식이 더해지면 더욱 좋다. 여기에 프로그래밍 언어 ‘파이선’을 배우면 AI 알고리즘을 이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갖가지 지식을 축적해도 개발자 직무 경계는 스타트업에서 흐려질 수 있다. 대표들이 스타트업 취업을 고려하는 이들에게 ‘주특기’를 강조하는 이유다. 김인기 대표는 “자신이 오래 써온 언어나 프레임워크가 아니더라도, 당장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 기술을 빠르게 찾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쓰던 언어의 탄생 배경을 공부하면 이전 기술의 한계와 새 기술의 효용을 단번에 알 수 있다”고 했다. 김재원 대표는 “내가 개발한 아이템이 시장에서 어떤 상업적 가치를 낼지 고민해야 한다”며 “마케팅이나 영업직의 책무로 수익 책임을 미뤄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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