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도 이날 정부에 추가 대책을 주문했다. 성일종 정책위원회 의장은 “정부는 유류세 탄력세율을 최대한 높여 국민 부담을 줄여주기를 바란다”며 “탄력세율로 조절 불가능한 것은 추후 여야 입법을 통해서라도 물가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할당관세 대상 품목을 확대하고, 세율도 낮추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부가 예산을 활용해 원유와 원자재, 곡물 등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해외 필수 수입품 가격을 낮춰달라는 요구다.
정부가 우선 고려하는 대책은 유류세 추가 인하다. 휘발유·경유 등 석유류를 구매할 때 붙는 유류세 인하폭을 현재 30%에서 37%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휘발유 가격은 L당 57원 하락한다. 정부는 체감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올 들어 인상된 휘발유 가격만 L당 458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물가 안정 대책에 투입되는 예산에 비해 소비자들의 체감 효과는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재부는 지난달 30일 발표한 물가 안정 종합대책의 효과에 대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매월 0.1%포인트가량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당시 대책을 위한 정부 예산은 총 3조1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정부 내에서도 “물가를 획기적으로 낮추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현 시점에선 각 경제 주체의 물가 기대 심리를 안정화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정부뿐 아니라 모든 경제 주체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누그러뜨리려면 통화정책과 외교정책 등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고물가는 해외발 구조적 공급 요인에 코로나 이후 수요 회복이 겹친 결과기 때문에 정부 정책 수단은 제한적”이라며 “금리 인상, 한·미 통화스와프, 핵심 원자재의 수입처 다변화 등 여러 정책을 조합해야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좌동욱/도병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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