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마늘로 아파트 사세요"…절박한 중국 부동산업계 [강현우의 중국주식 분석]

입력 2022-06-22 10:55   수정 2022-06-22 11:03


중국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밀이나 마늘 등 농산물로 아파트를 사라는 부동산개발업체까지 등장했다.

22일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허난성의 부동산 기업 젠예디찬은 20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밀로 아파트 선수금(계약금)을 받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밀 1㎏당 4위안(약 772원)으로 계산해 최대 16만위안까지 현물로 지불할 수 있다. 중국 밀 시세가 1㎏에 3위안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좋은 조건이다. 아파트 분양가는 60만~90만위안이다.

젠예디찬은 허난성 샹치우시에 지을 예정인 허판맨션을 이런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아파트 완공은 2024년 6월로 예정하고 있다. 젠예디찬은 지난달에도 허난성 카이펑시에서 마늘 1㎏당 10위안으로 계산해 선수금을 받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이 역시 시장가인 7위안보다 후한 가격이어서 지역 농민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마늘로 체결된 계약은 30건이었다.

젠예디찬은 홍콩증시 상장사이며 중국부동산협회 시공능력평가 기준 300위권의 중견 기업이다. 차이신은 젠예디찬의 이번 프로모션이 유동성이 말라가는 중국 부동산 업체들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기업들은 주로 무료 주차장이나 리노베이션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중국부동산정보(CRIC)에 따르면 중국 100대 부동산개발업체의 5월 신규 주택 판매액은 4546억위안(약 84조5000억원)으로 작년 5월보다 59.4% 줄었다. 월간 주택판매액 감소율은 지난 1월 39.6%, 2월 47.2%, 3월 58.0%, 4월 58.6%로 계속 악화하고 있다.

중국 부동산 관련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달한다. 대부분 지방정부가 부동산개발업체들 토지사용권을 매각한 수익으로 재정을 충당해 왔기 때문에 지방정부 재정까지 악화하고 있다.

중국은 과도한 집값 상승이 빈부격차를 확대하고 출생률까지 떨어뜨린다고 보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강력한 규제에 착수했다. 차입에 의존하는 부동산개발업체들의 부채 문제가 전체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부동산개발업체에는 부채비율에 따라 대출을 제한하고 은행에는 부동산 관련 대출 총액 규제를 적용했다. 그 결과 2위 업체인 헝다 등 10여개 업체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다. 당국은 올들어 대출 제한을 일부 해제하고 지난달에는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연 4.45%로 0.15%포인트 인하했다. 하지만 한 번 위축된 부동산 매수 심리는 좀처럼 회복하지 않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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