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학 반도체 증원"…비수도권 총장들 93%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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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6-26 13:43   수정 2022-06-26 13:44

"수도권 대학 반도체 증원"…비수도권 총장들 93% '반대'

정부가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해 검토하는 수도권 대학의 첨단분야 정원 확대에 대해 대학 총장들이 수도권, 비수도권에 따라 극명한 입장차를 나타냈다. 수도권 대학총장들은 찬성 의사가 많은 가운데, 비수도권 대학총장들은 대부분 반대 의사를 표했다.

26일 교육부 기자단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주최 대학 총장 세미나에 참석한 전국 대학 총장 1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 대학의 첨단분야 학과 정원 등 규제완화에 응답자의 65.9%가 반대했다. 이번 설문은 세미나에 참석한 133명의 총장 가운데 90명이 참여했다.

총장들의 의견은 각 대학이 소재한 지역에 따라 뚜렷하게 갈렸다. 수도권 대학 총장은 응답자 28명 가운데 24명(85.7%)이 수도권 대학 첨단분야 학과 정원 증원에 찬성했고 14.3%만 반대했다. 반면 비수도권 대학 총장은 56명 가운데 52명(92.9%)이 반대했다. 찬성은 4명(7.1%)에 그쳤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 분야 인재 양성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교육부는 다음 달 이와 관련한 대책을 내놓을 방침인데, 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반도체 학과 증원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비수도권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로 이미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와중이어서 반발이 더욱 큰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정원 규제가 완화될 경우 지역 소재 대학에 진학하려 했던 학생들마저 빠져나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규제 개혁에 대해서는 재정 관련 개혁이 가장 시급하다고 뜻을 모았다. 고등교육 발전을 위해 개선이 필요한 규제(복수응답)로는 44.3%가 재정지원 평가를, 40.5%가 등록금 규제 개선을 꼽았다. 다만 수도권 대학 총장은 등록금 규제 개선(47.9%)이, 비수도권 대학 총장은 대학 재정지원 평가 개선(45.6%)이 더 시급하다고 봤다.

최근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언급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4.0%(47명)가 대학 규모에 따라 분배가 이뤄져야 한다고 답했다. 별도의 지역 협의체를 구성해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33.3%(29명)로 뒤를 이었다.

정부가 초·중·고교 교육에 사용했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대학이 쓸 수 있도록 한 것과 관련, 총장들은 재원이 대학 규모(54.0%) 또는 별도의 지역 협의체 구성(33.3%)을 통해 나눠야 한다고 응답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중앙정부가 전국 시·도교육청에 배분하는데, 내국세(내국세 총액의 20.79%)와 연동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올해 세수 증가 영향으로 총 81조3000억원에 달한다.

대학 총장들은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입시제도 개편 방향에 대해 60.5%가 학생부종합전형을 확대할 것이라고 답했다. 학생부교과전형을 확대하겠다는 응답은 22.1%,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전형을 늘리겠다는 응답은 15.1%였다. 고교학점제는 고등학생이 대학생처럼 본인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해 듣고 이수학점이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하는 제도다. 수능 비중이 커질 경우 이 같은 고교학점제 취지가 무색해지고 대입에 유리한 과목만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고교학점제 도입 시 수능 위주 전형이 모집 인원에서 어느 정도를 차지하는 것이 적정한지에 대한 질문에는 20% 이상∼30% 미만이라는 응답이 27.2%로 가장 많았다. 이어 ▲ 10% 미만(17.3%) ▲ 30% 이상∼40% 미만(16.1%) ▲ 10% 이상∼20% 미만(14.8%) 등이었다. 지금보다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을 낮추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총장들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수도권(70.4%)과 비수도권(60.0%) 대학 총장 모두 학생부종합전형을 확대하겠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학생부교과전형와 수능위주전형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수도권 대학 총장들은 응답자의 14.8%가 수능위주전형을, 11.1%가 학생부교과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비수도권 대학 총장들은 25.5%가 학생부교과를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수능위주전형을 확대하겠다는 의견은 12.7%로 학생부교과의 절반 정도였다.

한편 교육분야 고위 공직자의 가장 큰 결격 사유로는 자녀의 입시 공정성 논란(38.0%)과 연구윤리 위반(23.0%) 등이 꼽혔고, 성(性) 비위 17.0%, 인사 비리 전력 10.0% 등이 뒤를 이었다. 23∼24일 열린 이번 대학 총장 세미나에는 대교협 회원대학 총장 198명 가운데 133명이 참석했으며 문항별로 81∼90명이 응답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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