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옥순 등 4명, '소녀상 철거' 원정 시위…네티즌 "나라 망신"

입력 2022-06-27 07:37   수정 2022-06-27 07:38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등 한국 보수단체 소속 4명이 독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위안부는 전시 성폭력 피해자가 아니"라며 철거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주 대표는 지난 2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위안부 사기 이제 그만", "코리아협의회, 거짓말 하지마! 위안부는 전시 성폭력 피해자가 아니다"라는 글이 쓰인 현수막을 들고 시위하는 사진을 게재했다. 이 현수막엔 한글뿐만 아니라 영어, 일본어, 독일어로도 같은 내용이 쓰여 있었다.

그는 "독일 베를린에 세워놓은 위안부 소녀상에 모기장까지 쳐놓은 베를린 코리아 협의회행동 정상으로 보기 어렵다"며 "평양에서 만나자고 한다"고 했다.

이날 주 대표와 김병헌 국사교과서연구소장,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요시다 켄지 씨 등 위안부 사기 청산 연대 소속 4명은 이날부터 30일까지 베를린 소녀상 앞에서 원정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 소녀상은 한일관계뿐만 아니라 국제관계도 악화시키는 원흉이 되고 있다"며 "소녀상 설치는 아무런 이익도 낳지 않고, 오히려 갈등과 증오만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한국 보수단체의 시위를 본 주민 코를 둘라 씨는 연합뉴스에 "소녀상 앞에서 사람들이 항상 걸음을 멈추고 대화하고 아이들은 역사 공부를 하는 장소"라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긴 침묵을 깨고 어렵게 공개 증언을 했는데 모든 것을 거짓이라고 하고, 이렇게 공개적으로 기억을 지우려고 하다니 그 자체로 스캔들"이라고 지적했다.

둘라 씨가 소속된 독일 여성단체 쿠라지 여성연합을 비롯해 시민단체 극우에 반대하는 할머니들, 독일 금속노조 국제위원회, 독일 집권 사회민주당(SPD) 미테구 청년위원회, 베를린 일본 여성연합, 베를린에 소녀상을 건립한 코리아협의회 소속 100여명은 보수단체의 시위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독일어와 한국어로 "집에 가", "더 배워"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한 주민은 "영어도 아니고, 한국어로 계속 이야기해 무슨 내용인지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다"면서 "유튜브를 위해서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아무 의미가 없는 시위가 아닌가 싶다"고 이 매체를 통해 지적했다.

네티즌들은 "국가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 "좌우 진영논리를 떠나 어떻게 이게 애국 보수라고 볼 수 있나", "수치스럽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주 대표 등을 비난했다.

베를린 미테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은 2020년 9월25일 코리아협의회 주도하에 1년 기한으로 설치됐으나 일본 정부가 철거를 요구했다. 미테구청이 철거 명령을 내리자 시민단체 측이 소송을 제기했고, 이는 철회됐다. 미테구의회는 2020년 12월 2일 영구설치 결의안을, 지난해 3월 18일 영구설치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때까지 지금 자리에 설치허가를 계속 연장하라고 미테구청에 청원하는 결의안을, 지난 21일에는 영구존치 결의안을 의결한 바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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