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아이오닉 6 생산량 줄이자는 현대차 노조

입력 2022-06-30 17:30   수정 2022-07-01 00:08

“테슬라 모델3가 걱정해야 할 것 같다.”

지난 29일 현대자동차의 전기 세단 아이오닉 6 디자인이 뉴욕, 런던, 서울 등 세계 주요 도시의 랜드마크 디지털 전광판을 통해 공개된 뒤 나온 외신(미국 카버즈) 반응이다. 이 매체는 “아이오닉 6가 파격적인 스타일링을 선보였다”며 이렇게 전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인 테슬라 모델3보다 매력적임에도 가격은 더 저렴할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내린 호평이다. 업계에선 글로벌 히트작 아이오닉 5에 이어 아이오닉 6가 현대차 위상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달 차량이 출시되면 대박을 터뜨릴 것이란 기대와 달리 현대차는 요즘 고민이 깊다. 아이오닉 6를 몇 명이, 얼마나 생산할 것인지를 놓고 충남 아산공장 노동조합과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가능한 한 많이 만들어 팔면 좋을 텐데, 현대차는 ‘신차종 투입 때 근로조건 등에 대해 협의해야 한다’는 노사 단체협약 탓에 그럴 수 없다. 이른바 ‘맨아워’ 협의다. 맨아워는 한 시간에 차 한 대를 만드는 데 필요한 사람 수를 말한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대비 필요 공정이 30%가량 적다. 이 때문에 인력도 그만큼 덜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한 시간에 그랜저 한 대를 만드는 데 7명을 투입해야 한다면 아이오닉 6에는 5명만 투입하면 되는 것이다. 전기차 생산라인 인력을 줄이려는 회사 방침에 노조는 “사람이 줄면 노동 강도가 세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잉여 인력이 발생하면 나중에 ‘밥그릇’을 뺏길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담겨 있다.

이런 가운데 아이오닉 6 생산량이 늘면 늘수록 노동 강도가 세질 것이라는 게 노조 판단이다. 노조는 아산공장의 아이오닉 6 생산 비중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회사는 애초 아산공장 전체 생산 중 아이오닉 6 비중을 66.6%로 잡았다. 노조는 강하게 반대했고, 회사는 50%에서 45%로, 다시 40%로 낮춰 제시한 끝에 노조의 동의를 받았다. 이마저도 투입 인력까지 포함한 최종 합의 때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아산공장 연간 생산량은 22만 대 수준이다. 투입 비중(40%)을 감안하면 아이오닉 6 생산량은 연 9만 대 수준이 된다. 아이오닉 5 연간 생산량과 비슷한 규모여서 절대적으로 적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노동 강도가 세진다”며 반발하는 노조 때문에 생산량을 줄이기로 한 것은 “황당하기 짝이 없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세계 1위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비용 절감을 위해 정규직 10%를 해고하는 등 대규모 감원에 나섰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다. 한가롭게 노동 강도가 세진다고 걱정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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